일치가 없는 관계는 함께할 수 없다. <마태 12, 46-50> 11월 21일

가족이란 모든 것을 함께하고, 함께 즐기고, 기뻐하고, 섬기고, 나누고, 친교를 맺는 것입니다. 오늘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사람은 한 가족과 같다고 하시며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라” 하십니다. 믿음의 공동체, 신앙의 공동체는 세상을 바르게 하고, 서로 돕고, 서로의 자유를 보장하고, 평화롭고, 기쁨이 넘치는 공동체입니다.

우리는 믿음으로 주님의 공동체에 속해 살고 있으며 사랑해야 합니다. 가족이라도 하나의 길로 가지 않고 서로 다른 길로 가려고 하면 하나가 되지 못하고 서로 다른 길을 가면서 사이가 벌어집니다. 주님의 뜻을 따르지 않으면 결국은 자기 뜻을 앞세워 사는 사람입니다. 같은 솥에 밥을 먹고 함께 살아왔지만 이기심이나 자기 욕망만 채우려 하면 원수가 되고 각기 자기 갈 길을 가게 됩니다.

우리나라 통일이 늦어지는 이유는 뜻이 일치하지 못해서입니다. 너무나 큰 괴리 속에 살고 있습니다.

한민족이며 같은 겨레라 하면서 하나 되자고 하지만, 자기를 내놓지 않고 서로 내놓으라고 하니 통일은 점점 멀어집니다. 어떤 때는 통일보다 서로 자기를 잘 지키며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나은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봅니다.

우리 가족은 원산에서 이남에 사는 외갓집을 찾아 함께 살려고 남쪽으로 찾아왔는데 외삼촌이 남로당 중책을 지고 있어서 아버지와 늘 싸우고 논쟁했습니다. 2년 후 6·25가 나서 인민군이 왔을 때 살피시다 인천 상륙으로 인민군이 북으로 쫓겨갈 때 함께 가시다가 이모는 도중에 돌아가시고 외삼촌은 이북 군인으로 1·4후퇴 때 다시 고향을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그 후 소식은 끊어지고 지금껏 생사를 모릅니다. 뜻이 하나가 되지 못하면 가족도 함께 살 수 없습니다.

오늘은 성모님이 3살 때 하느님에게 봉헌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며 원죄 없이 은총이 충만한 몸으로 사신 것을 성경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 뜻에 가난한 마음으로 순종하심을 기억하게 합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소서.” 이 한마디 말씀은 주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들의 고백이기도 합니다. 오늘 주님은 바로 이점을 강조하시려고 “하느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내 형제요, 어머니다.” 하십니다.

우리도 가난한 마음으로 주님의 뜻에 순종하는 믿음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묵주기도를 통해 성모님과 함께 기도하는 묵상 기도는 각 현의 마다 성모님의 현존을 깨닫게 합니다. 고통의 신비 하나하나에 성모님의 현존이 있습니다. 이 신비를 연결하여 묵상하면서 또 다른 기도의 정신이 내 마음속에 용솟음치고 아침 미사 때 감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느 날 자세히 설명하며 글을 쓰겠습니다.

성모님과 함께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살고 성모님이 참 우리의 어머님 되심을 감사하며 하느님 뜻대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