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님보다 더 큰 문제는 보아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루카 18, 35-43> 11월 14일

길을 가고 있어도 방향을 모르거나 위치를 모르면 어디로 가고 어디에 있는지 모르고 목적지를 찾아갈 수 없습니다. 생명을 지니고 살고 있어도 왜 사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면 바로 사는 방법을 모르고 방황하는 인생을 살아갑니다. 무지하거나, 지혜 없이 살아가면 늘 절벽을 만나고 벽에 부딪치며 가야 할 길을 가지 못하게 됩니다.

아무리 눈이 밝아도 빛이 없으면 앞을 못 보는 것과 같습니다. 눈 뜨고도 빛이 없으면 아무것도 못 보고 분별력도 없이 삽니다. 빛 중의 빛은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하느님입니다.

오늘 주님에게 “보게 해주소서.” 간청하는 소리는 바로 오늘 우리의 소리입니다. 빛으로 오신 주님이 빛을 비춰주시지 않으면 빛 가운데서 빛을 따라 살 수 없습니다. 지금껏 주님의 빛이 비쳐서 지혜롭게 세상 삶의 이치를 깨닫고 바르게 살게 된 것을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주님이 빛이시고 지혜의 근원으로 깨닫고 살려면 기도의 삶이 필요합니다.

기도는 지혜의 근원이시며 빛의 근원이신 주님과 끊임없는 대화로 이루어집니다. 길의 방향을 알려면 내비게이션의 지시를 따라가는 것보다 전체적 지도나 방향 감각이 있어야 지시하는 길을 잘 찾아 안전하게 갈 수 있습니다. 길을 보고 있다고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길이 어느 방향으로 가는지를 알고 동서남북을 알아야 합니다.

길은 동서남북으로 나 있지만, 어떤 이는 서쪽으로만 가려고 하고 어떤 이는 동쪽으로만 가려고 하면 길을 잃게 됩니다.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합니다. “나는 우파다. 나는 좌파다.” 하면서 각 사람이 자기 쪽만 보면 장님이 됩니다. 자기가 보고 이끄는 방향만 보고 보이려고 하지 말고 모든 것이 잘 되기만 바라고 서로를 보고 협력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가 참으로 보아야 할 것은 진, 선, 미 자체이신 주님입니다. 하느님을 보다가 못 보게 된 장님들을 보고 주님에게 “다시 보게 해 주세요.”하고 청해야 합니다. 너무나 많은 눈뜬장님이 있습니다.

저는 오늘 주님에게 “주님! 주님의 빛을 잃고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님을 찾아 다시 보게 해주십시오.”하고 기도합니다. 편견, 오해, 장애를 극복하지 못하고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다시 보게 하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