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이들에 대한 도리는 어떻게 하는가? <마태 5, 1-12> 11월 2일

죽음은 본인이나 관계되는 사람에게 최상의 고통이며 슬픔입니다. 어떤 위로의 말도 다 할 수 없습니다. “삼가 명복을 빕니다.” 함께 슬퍼하고 눈물로 인사를 나눈다고 위로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죽은 사람에게는 우주의 주인이신 하느님의 사랑이 요구됩니다. 기도 이상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받는 사람이나 드리는 사람이나 모든 생명의 주인이시며 영원한 생명을 주시는 하느님 손에 의탁하는 기도는 죽은 사람에게 힘이 되고 위로가 됩니다.

오늘 우리는 죽은 조상과 선배들의 죽음을 기억하며 기도하면서 어떤 자세로 기도할까요? 연옥에서 고생하는 죽은 이들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세상에 살면서 이룬 가르침과 업적을 기리는 기도로 시작하고 그들의 행복하고 영원한 삶에 동참하는 자세로 기도해야 합니다.

죽음의 현장에서는 함께 살던 기억을 상기하며 이별의 아쉬움을 기억하고 함께 있었던 때를 감사하고 사랑하는 마음을 지니고 기도해야 합니다. 저는 선배님들의 죽음 앞에서 강론할 때 그분의 업적을 기억하고 상기시키며 하느님 앞에서 영원한 행복을 기억합니다.

죽은 사람을 성인 만든다고 하지만, 사실은 죽음은 바오로 사도 로마서 6, 3-9의 말씀처럼 “그분과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힘으로써 죄의 지배를 받는 몸이 소멸하여, 우리가 더 이상 죄의 종노릇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죽음은 죄에서 해방될 뿐만 아니라 죄의 용서를 받게 됩니다. 죽은 사람을 저주하거나 죄를 묻지 않는 것같이 하느님은 죄를 용서하시고 당신 곁에 영원히 살도록 하십니다.

저는 세상에서 깊은 관계였던 여섯 분의 사진을 작은 제단에 놓고 아침에 일어나 인사하고 함께 주님 앞에서 하루를 잘 지낼 것을 약속하며 기도합니다.

감사와 청원 기도합니다. 우리나라의 제사 지내는 예식이 감사와 청원입니다. 예전에는 어제부터 연옥 영혼을 위해 영성체하고 주모경 일곱 번 하면 연옥에서 한 사람을 천국으로 보내주게 된다는 말을 듣고 오랜 시간 기도하며 묵주로 성모송 150번을 할 정도로 기도하며 지낸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연옥에 시련 당하는 영혼이 없다고 믿고 있어 죽은 이들을 위해 감사, 청원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께서 십자가의 죽음 뒤에 부활하심을 믿으며 영원한 삶을 믿음으로써 죽은 이들의 영원한 삶을 기리며 기도합니다.

다시 11월 죽음을 묵상하며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을 찬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