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길로 나간다. <루카 13, 22-30> 10월 26일

풍성한 수확의 계절 가을에는 단풍만이 가을을 장식하지 않고 들과 밭에 풍성하게 익어가는 곡식을 볼 때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마음이 풍성해집니다. 이는 봄에 씨앗을 심고 여름내 얼굴이 까맣게 타도록 햇빛을 받으며 힘든 일을 한 결과입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고 하심은 풍성한 결실을 만들기 위해 피땀이 나는 노력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구원의 길로 들어가려면 온갖 시련을 다 겪고 감당해야 합니다. 로마서 8장 35-36 “누가 우리를 그리스도의 사랑에서 갈라놓겠습니까? 궁핍입니까? 핍박입니까? 굶주림입니까? 헐벗음입니까? 위험입니까? 아니면 칼입니까? 당신 때문에 우리는 온종일 죽임당하며 도살당하는 양들같이 다루어졌습니다.” 이렇더라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마음으로 애쓰는 것이 바로 구원의 길입니다.

저는 어느 날 수녀님들이 산부인과를 경영하는 병원에 피정시키러 갔다가 밤에 놀라서 깨어났습니다. 갑자기 밤중에 “사람 살려!” 하는 소리가 들려서 사람 살려야겠다고 방문을 열고 나가니 수녀님들이 방으로 들어가라고 하여 알고 보니 아기를 낳는 부인의 소리였습니다. 사람이 세상에 나오기 위해 얼마나 좁은 문으로 나오는지, 산모의 그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오전 강론에 수녀님들에게 우리가 수도 생활이 힘들다고 하지만, 아기를 낳는 어머니만은 아니라고 하면서 “모든 고통을 잘 참고 극복하며 살아갑시다.” 했습니다.

“좁은 문” 이는 십자가의 길입니다. 저는 고통을 심하게 느끼고 어려울 때 “십자가의 길” 기도를 드리면 모든 고통이 사라집니다. 그 이상의 고통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모든 고통은 기쁨의 원천입니다.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는 것같이 물은 아주 작은 구멍에서도 흘러나옵니다.

오늘 복음에 “꼴찌지만 첫째가 되는 이가 있다.” 진실로 바른 말씀입니다. “10 끼를 굶지 않은 사람과 말도 하지 말라”는 있는데, 고통을 체험하지 않은 사람과 대화는 불통이란 말입니다.

어떤 시련이 다가올 때 감사하는 마음은 주님을 따라가는 참 행운입니다. 지난날의 수많은 고통이 저를 성장시키고 눈물을 흘리며 살아온 그때가 참 은총의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병들고 아파봐서 병든 사람 찾아보고, 내가 외로움을 느껴서 외로운 사람을 이해하고 위로할 수 있으며, 돈이 없어서 하고 싶은 것 못했기에 필요한 것을 원하는 사람의 청을 들어주게 됩니다. 가진 것은 없지만, 술 안 마시고 담배 피우지 않고 쓸데없는 짓 하지 않으니 조금 전해 받는 돈이 모여 나눌 수 있습니다.

모두 낮은 자세로 살며 서로 기쁨 나누며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