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와 불은 숨길 수 없다. <루카 12, 1-7> 10월 14일

불이 나면 감출 수 없이 드러나게 됩니다. 연기나 냄새로 알아봅니다. 죄도 숨길 수 없고 어떤 모양으로든지 표적이 남아 드러납니다. 적어도 각 사람의 양심을 죄는 속이지 못합니다. 첫 사람 아담도 하느님의 말씀을 어기고 난 후 나무 그늘에 숨었다고 합니다. “아담아 너 어디에 있느냐?” 부르는 소리에 “네, 여기 있습니다.” 하며 나섰다고 합니다. 카인도 아벨을 죽이고 주님 앞에 불려 나왔다고 합니다.

사람을 잠시 속여도 하느님을 속일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에 “숨겨진 것은 드러나기 마련이고 감추어진 것은 알려지기 마련이다.” 하시며 하느님은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 두셨다.” 어떤 죄도 숨길 수 없습니다.

요사이 감시 카메라 기능이 너무나 좋아 어느 날 수도원에 문간에 돈이 없어졌는데 감시 카메라를 보니 아는 청년이 한 행동이었습니다. 숨어서 할 일이 없습니다.

죄를 지으면 돌부리에 걸려 실수로 넘어진 것처럼 자수하여 용서를 청하면 사면받을 수 있지만 자꾸 감추려고 하면 죄가 더 커집니다. 불이 나면 불을 끄지 않고 감추려고 하면 더 큰불이 일어납니다. 죄를 지은 사람은 숨으려 하지 말고 회개의 길을 가야 합니다. 어떤 경우는 자기 죄를 덮으려고 증거 없애기 위해 살인까지 하지만, 죄는 더 커지고 불어납니다. 어떤 때는 양심을 속이지 못하여 양심선언을 통해 죄가 드러나게 됩니다.

죄는 인류 창조 때부터 따라다니며 이어져갑니다. 죄짓지 않고 사는 사람은 없습니다. 모두가 죄인입니다. 그러나 자기 죄를 알고 뉘우치는 사람은 사함을 받고 다시 살아나지만, 뉘우침 없이 죄를 감추고 부정하려고 하면 죄의 짐이 더 무거워집니다. 미사 때 “내 탓이요 내 탓이요.” 할 때마다 진정성 없이 형식적으로 한다면 자기 안의 죄를 감추려는 사람입니다.

가끔 청문회를 보다가 죄 없이 깨끗하고 의젓하게 행동하면서 사는 사람의 들추어지는 약점이나 범죄를 들으면서 ‘세상에 성한 사람 하나도 없구나.’ 어떤 때는 믿고 존경하던 사람에게 실망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제 모습을 다시 찾아보면 ‘나도 똑같은 사람이구나.’ 반성해봅니다.

오늘 복음 끝에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는 수많은 참새보다 더 귀하다.” 자비의 하느님을 믿나이다. 죄의 용서와 사랑을 믿으면서 뉘우치고 가슴을 치며 가장 낮은 자세로 살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