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거스르는 죄는 용서받지 못한다. <요한 8, 1-11> 4월 3일

영원히 자비로우신 분이 자비를 베풀어 어떤 죄도 용서하시지만, 성령을 거스른 죄는 용서받지 못한다고 하셨는데 성령을 거스른 죄는 무엇일까요? 사랑을 거스르는 죄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한마디로 자비를 베풀어야 할 사람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으면 서로 용서가 불가능하고 죄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에 한 죄 여인을 앞에 놓고 모두 모여 돌로 처형해야 한다고 했지만, 주님은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하시자 모두 물러갔다고 합니다. 또한, 작은아들의 비유 말씀 속에서도 죄의 용서는 죽은 사람이 살아 돌아온 것같이 받아들이고 품어주는 아버지의 자비로운 마음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용서해야 할 죄를 용서하지 않으면 사랑을 거스르게 됩니다. 자신이 아무리 큰 죄를 지어도 자기 죄를 스스로 용서하며 변명을 하고 용서받기를 원합니다.

용서받는 길은 회개하는 길입니다. 뉘우쳐 통회를 발하고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는 결심과 실천입니다. 오늘 주님의 소리는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다시는 죄짓지 마라”

성령을 거스르는 죄는 용서해야 할 죄를 용서하지 않는 사람의 죄입니다.

오래전에 천사와 사형수란 이름으로 방영되고 천주교 신자 안에서 유명한 사형수를 만난 박천종 변호사가 그 사형수 앞에서 정황을 듣고 “이곳에 갇혀야 할 사람은 나 같은 사람인데 이렇게 심성이 착하고 무죄한 사람이 여기 있구나” 하며 한탄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마음속으로 감탄했습니다. 지금은 그 사형수는 사면받고 꽃동네 근처에서 봉사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사순절, 우리는 무엇을 생각하며 마무리를 하고 있습니까? 만일 죄녀에게 죄가 있는 사람들이 돌로 쳤다면 용서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복음 안에도 만 달란트 빚진 사람이 왕에게 탕감을 받고도 백 데나리온 빚진 사람의 빚을 받으려고 감옥에까지 가두었다는 말을 들은 왕은 탕감한 것을 취소하고 감옥에 가두었다는 비유는 사랑을 거슬러서 용서받지 못한 좋은 예입니다. 속담에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를 나무란다.”라는 말이나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를 본다.”라는 말씀에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사랑을 거슬러 서로 사랑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면 그런 죄는 용서받지 못합니다.

인간관계 안에서 서로 잘못을 쉽게 거스르게 됩니다. 어떤 일에 불일치하고 불협화음이 일어나면 ‘네 탓’이라 보지 말고 ‘내 탓이다.’ 생각하고 자기반성과 회심이 요구됩니다. ‘나는 다 잘하고 너는 다 잘못한다.’ 생각하기 전에 내 잘못도 있다고 생각하고 내가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주님은 아무 죄도 없으셨지만, 성령의 인도로 온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를 지고 골고타 언덕에 구원의 표징을 세우신 것같이 우리도 나 자신부터 사랑을 실천하여 용서하고 자유, 평화, 기쁨 중에 살도록 기도합니다. 사랑이 있는 곳에 참 행복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