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이 사람으로서 실천하심에 따라 사는 시기 <마태오 6, 1-6. 16-18> 3월 2일

사순절은 주님을 따라 구원의 역사를 되새기며 실천하는 때입니다. 어떤 선행, 어떤 기도, 자기 절제를 실천하면서 주님을 따라 살며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삶입니다. 그러나 이 시기뿐만 아니라 전 생활이 그렇게 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이 기간을 선택한 것은 머물러 집중적 삶을 살면서 전체 믿음의 삶을 바로 이끌어가기 위함입니다.

머리에 재를 뿌리는 것은 내가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를 깨닫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흙에서 외서 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영원히 남는 것은 하느님 본성을 닮은 내 안에 있는 영입니다. 영을 빛나게 하려면 선행과 기도와 절제가 따라와야 하느님 앞에 영광스럽게 빛나게 됩니다.

선행 중의 제일 큰 선행은 자비심입니다. 저는 사순절 독서를 “자비의 명상”(불교 서적입니다)을 보면서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 더 도움이 되는 묵상을 하려고 하며 더 좋은 자비의 정신을 갖고 살려고 합니다. 하느님의 자비가 영원하지 않으면 사람이 되지 않으셨습니다.

자비는 용서이며 생명을 살리는 것입니다. 죄를 용서하러 오신 주님은 억눌린 자, 자유를 잃은 자, 불편한 자, 죄책감에 빠진 자들을 구하러 오셨습니다.

기도는 진, 선, 미의 근원이신 주님에게 자유와 평화와 기쁨의 삶을 나누면서 주님의 지혜에 접근하며 기도 속에서 지혜를 배우고 무엇을 실천해야 할지를 말씀 안에서 배우게 됩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땅이 하늘에서와같이 되려면 하느님의 뜻을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말씀에 집착하는 사람이며 주님의 말씀 안에 사는 사람입니다.

우리 수도원은 “기도하고 일하라”라는 권고의 말 안에 살고 있는데 혹시 일하기 전 기도하라는 말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해입니다. 우리가 실천하는 모든 것 안에 기도에서 지시하는 대로, 혹은 기도의 정신을 따라 하라는 말씀입니다. 생각 없이 말하거나 행동하는 사람에게서 진실과 사랑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기도의 실천은 모든 것이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절제 즉, 단식은 단순히 고신 극기만이 아니라 절약하고 낭비하지 않은 것을 모아서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것입니다. 아침을 굶고 점심에 진수성찬을 차려 먹는다면 금식한 의미가 없습니다. 고기를 먹지 않는 대신 더 비싼 생선을 먹는다면 금육하는 의미가 없습니다. 먹지 않고 남은 돈을 모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나라가 굶주리고 가난할 때 오지로부터 사순절에 금식, 금육해서 절약한 헌금을 보내주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있는 데서 떼어 주는 것이 아니라, 없어도 절제한 것을 나누어주는 아름다움이 단식의 의미입니다.

지금 우리는 먹거리가 넉넉해서 음식 쓰레기가 많이 나오는데 예전에 부산역 건너에서 부대찌개 먹던 생각이 납니다. 그 재료가 미군이 먹다 남은 음식 쓰레기였습니다. 부산 피난 시절 저는 직접 미군 부대 쓰레기를 치우면서 음식 쓰레기 안에 먹을만한 것 골라서 끓여 먹던 생각도 납니다. 그래서 지금도 부대찌개란 음식이 있습니다.

사순절 더욱더 거룩하게 지내고 사랑을 베풀고 함께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기도 부탁합니다. 파티마 성모님이 옛날 소련을 위해 기도하라고 하셨는데 지금은 러시아를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고 우크라이나 민간에게 총질하지 않고 3차전으로 번지지 않게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