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을 버려야 산다. <마르코 10, 17-27> 2월 28일

전쟁이 일어났을 때 살던 집, 그 안에 든 세간살이, 그런 것 욕심내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피난을 떠나는 사람들은 간단한 짐이나 필요한 것을 가지고 고향, 집, 직업을 다 버리고 살길을 찾아 떠나야 합니다. 저는 2차 세계 전쟁과 6.25 전쟁을 몸 가까이 겪고 초등학교 때부터 비행기 소리만 나면 방공모자 쓰고 방공호에 들어가고 무서워하던 생각이 지금도 비행기 소리 나면 신경이 쓰입니다. 6.25 전쟁 당시 큰집 따라 인천에서 어딘지도 모르는 경기도 땅을 일주일 헤매다 집으로 돌아간 일, 더 나아가 해방 후 이북 땅 원산에서 인천까지 몇백 리는 걸어서 1948년 38선을 넘어올 때 참으로 버렸기에 지금 여기 이 나이 되도록 살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아버지는 원산 석유 공장의 간부로서 집도 제일 좋은 집에서 살만했지만, 38선을 몇 번 넘어 남쪽을 다녀오시면서 자유 대한민국이 살만하다고 하시며 단칸방에서 셋방살이하고 굶으며 고생했지만, 월남하여 남쪽에 산 덕분에 1954년 왜관 수도원에 입회하고 수도 사제로 살았습니다. 버려야 산다는 것을 몸 깊이 체험하여 지금도 모든 것을 버려야 행복하게 산다는 것을 깨달으며 살고 있습니다.

오늘 부자 청년과 주님의 대화 속에 “버려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 생명의 원리에 합당한 말씀입니다. 그러나 부자 청년은 버리지 못해서 바라는 영원한 생명을 얻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끝 날에는 누구나 자기 자신마저 버리고 주님 앞에 나가게 됩니다.

세상의 원리도 끌어안고 살려고 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고 나누며 살면 모든 것을 찾아 즐기게 됩니다. 인색한 사람 곁에는 사람이 없고 너그러운 사람 곁에는 사람이 모여듭니다.

자기 생각에 너무나 애착을 느끼고 사는 사람은 늘어나는 것은 신경질밖에 없고 자기 생각을 버리고 지리를 따라 살면 너그러움이 마음 깊은 곳에서 일어나고 깨끗하고, 순결하고, 이름다움만 곁에 있게 됩니다.

추하고, 더럽고, 미움을 지니고 사는 사람은 자기 욕망의 노예로 사는 사람입니다. 죄의 유혹 시작은 욕망에서 나옵니다. 욕망에서 자유스러운 사람은 자기 안에 살지 않고 너 안에 사는 사람입니다.

요사이 우크라이나에서 일어난 전쟁을 아무리 좋은 각도에서 이해하려 해도 한 나라의 욕심이 많은 나라의 분쟁을 만들고 힘들게 합니다. 벌써 러시아 군인이 5,000명 죽고 지금도 죽어가고 있으며 자기 나라를 지키려는 군인들과 민간인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이 현실은 한 사람의 욕망을 버리지 못하여 일어난 일입니다. 핵전쟁까지 일어날 조짐이 보입니다.

세상에서 땅으로 말하면 제일 크고 동서와 남북극으로 가로질러 있으며 지하자원도 풍부한데 서로 합심하여 잘 살려고 하지 않고 남의 것을 빼앗으려 하는 데서 죽음이 생깁니다.

한 개인도 욕심이 과하면 죽음이 찾아옵니다. 살려는 사람은 죽고 죽으려는 사람은 산다는 말처럼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느님 손에 자신을 의탁하는 사람, 세상의 것에 매여 있지 않은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살 것입니다.

부자가 하느님의 힘으로 하느님 나라에 살 수 있다고 하셨는데 이는 바로 가진 바를 공정하게 나누는 데 있습니다. 내어주면 주는 것보다 더 많이 받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