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을 지키는 사람 행복합니다. <마르코 10, 1-12> 2월 25일

우리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 속에서 살아가며 오늘 다 하지 못한 것을 내일이나 다음에 실천할 것을 서로 약속하고 오늘 일을 시작합니다. 그래서 서약서, 공약서, 언약서, 서원장, 계약서 같은 문서로도 남기고 실천하는 것이 가장 사람다운 일입니다.

하느님과 사람 사이에도 하나의 약속이 있어 하느님이 사람이 되셨습니다. 약속을 어기는 것은 신뢰성을 잃고 서로 믿음이 없으면 존재가치를 상실합니다.

저는 수도원 비밀 문고에 62년 전에 일생을 하느님 종으로 하느님께 순명, 청빈, 정결 서원을 하고 그 서약을 지키려고 여기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잘 지키며 살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곳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있고 어울려 사는 한 서원을 지키며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한 지킴은 죽어서 형제들 손에 들려 수도원 문을 나갈 때입니다.

오늘 복음은 혼인 서약에 대한 절대적 불가해소성을 말씀하지만, 시작이 잘못되거나 속임수가 있으면 원천 무효가 되기도 하고 상호 간에 서약을 지키는 데 장애가 있으면 요즘은 교회 법정에서 풀어주고 해결해주기도 합니다. 서약은 지키는 것이 정답이지만, 미래의 일이어서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수도원도 종신서원을 하고도 수도원을 떠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혼인 서약도 이혼하거나 졸혼하거나 부부가 서로 떨어져 남이 되거나 남처럼 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약속이나 서약이나 언약은 지키는 것이 참사람의 도리입니다. 지키려는 사람에게 필요한 마음의 자세는 자비심입니다.

잘못한 사람은 용서받고, 용서해줘야 합니다.

또한,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지 않아야 하고 약속을 하려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약혼하고 혼인 서약을 하려면 미리 알아보고 확신을 얻어야 합니다.

어떤 한의사 사위를 보는데 건강 검진을 다 하고 혼인을 했는데 결혼하자 즉시 사위가 병이 나서 죽었습니다. 알고 보니 발가락을 검사하지 않아 병이 든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약속하기 전에 서로를 분명히 잘 알고 약속해야 합니다. 수도원의 종신 서원도 7, 8년 동안 자신이 자신을 알아보고 형제들이 알아보고 난 후 서원을 허락합니다. 그래도 잘못될 수도 있습니다. 서원이나 약속을 바로 지키려면 사전에 검토가 필요하고 서약한 다음에는 귀머거리 3년, 벙어리 3년, 장님 3년 삶의 시련을 겪고 나서야 완전한 일치가 이루어집니다. 이는 용서와 받아들임입니다.

서로 다른 사람이 모여 사는 곳에 문제가 한둘이 아닙니다. 그러니 약속을 지키며 사는 것은 어렵고 힘이 들지만, 서로 충분한 대화가 이루어지면 가능합니다. 수도 서원도 하느님과의 관계가 기도로 이루어지면 쉽게 끌고 나가지만, 기도를 중단하면 힘들어집니다.

기도와 대화를 지속해서 실천하며 서약과 서원의 삶을 행복하게 살도록 기도합니다. 하느님 자비로우심같이 자비로운 사람으로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