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사는 사람들은 일치가 최상이다. <마르코 3, 13-19> 1월 21일

함께 산다는 것이 말하기는 쉬워도 실제로는 어렵습니다. 세상에서 너를 제일 사랑한다고 고백하고 함께 백 년을 약속한 사람이 함께 살다가 이혼이나 졸혼, 함께 있어도 남보다 못하게 사는 경우가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한 공동체에 기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버리고 살기로 약속했다가 독사나 만난 것처럼 서로 등을 돌리고 남보다 못한 관계로 원수가 되거나 모든 일에 방해꾼이 된다면 함께 산다고 할 수 없습니다.

오늘 주님은 함께 살 제자들을 선택하셔서 함께 살면서 오랜 시간이 걸려 참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주님의 구원 사업에 강한 협력자였으며 십자가의 죽음 뒤, 그 후 성령이 오심으로써 그들은 주님의 참 제자 되어 주님의 뜻을 알아듣고 목숨까지 버리고 따라서 많은 순교자를 양산했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아녜스도 신랑인 주님의 사람으로 함께하려고 목숨을 바치며 주님과 함께하셨습니다.

미사 때 사제가“주님과 함께”라고 인사말을 하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는 인사하는 사제를 높이 인정하는 말이 아니라, 하느님과 성령의 힘으로 하나 되어 이 어마어마한 기적의 성사에 참례하고 그 은총 속에 살자는 결의와 고백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니요, 우리는 미사의 참 은총을 잘 모르고 아직도 형식적으로 참례합니다.

미사 때 누구를 만나고 무엇을 받았습니까? 제복을 입은 사제와 그 손에서 주어진 성체를 영하고 미사 참례했다고 하면 너무나 부족한 믿음이며 주님과 함께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하느님을 만나고 즉, 성부 성자 성령을 만나고 그분이 주신 당신의 모든 것을 받게 되어 창조 때 당신의 모습으로 만든 그 모습이 되고 주님으로, 하느님의 영으로 삽니다.

미사 끝나고 파견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주님이 나와 함께 파견되어 복음이 전해집니다.

아울러 우리는 함께 하는 사람과 참으로 일치하려면 많은 정신적 마음의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본당 사목 위원은 주님의 대리자로 오신 사제와 함께 주님의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각기 자기 생각대로 말하고 일을 하려고 하면 공동체의 일치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공동체도 내 생각, 나의 뜻을 앞세우거나 지나친 주장은 서로 불일치를 만들어내고 공동체를 떠나가게 됩니다.

수도 공동체도 공동체의 구성 목적을 따라 함께 살아야지 그 목적을 상실하면 의미가 없는 삶이 되고 모두가 공동체에 회의를 느끼고 불일치로 큰 갈등을 겪게 됩니다.

가정 공동체도 진실과 사랑이 없으면 일치가 불가능하고 서로 갈등을 느끼며 서로 마음이 떠나고 몸도 떠나게 됩니다. 둘 사이에는 거짓이 없어야 하고 사랑이 넘쳐흘러야 합니다.

여기에는 하나의 학습이 필요합니다. 사랑 고백을 자주 하고 약속한 바를 되새기며 말과 행위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수도자도 이를 알고 매년 피정 때 서원을 갱신합니다. 이런 것이 형식이 되어서는 피상적 즉, 껍데기만 있는 공동체가 됩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 안에서 참 진실하고 사랑이 넘치는 공동체로 함께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