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은 가난한 마음에서 나온다.<마태 8, 5-11> 11월 29일

참 믿음을 가지려면 오늘 백인대장의 믿음을 본받아야 합니다. 주님이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도 이런 믿음을 본 일이 없다.” 하신 믿음은 어떤 믿음이었을까요? 백인대장의 가난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믿음이었습니다. 믿음의 시작은 가난한 마음에서 나오고 잃었던 믿음을 다시 찾는 것도 가난한 마음입니다.

가난은 바로 겸손과 온유함입니다. 누구나 자기 위치에서 주님을 찾아 믿음을 고백하려면 겸손과 온유가 요구됩니다. 즉, 가난한 마음이 없으면 믿음의 길을 갈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이 믿음을 가지지 못하는 이유는 믿음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고 자존심을 버리지 못한 이유입니다. “나는 이만한 지식인이고 건강하고 가진 것도 있고 사람들의 인지도 있는데 어디 보이지도 않는 신에게 머리를 숙이는가?” 하는가 하면 “사회적 지위도 있고 내 자리는 높은 자리인데” 하며 믿음을 약한 사람이나 가지는 것으로 생각하면 믿음을 가지기 어렵습니다.

또한, 어떤 경우는 믿음을 살다가 믿음을 잃은 사람도 있습니다. 가난한 마음이 없어지면 믿음을 잃고 하느님을 잊거나 잃어버립니다.

작은아들의 비유에서 유산을 받은 아들은 아버지를 떠나 아버지를 잊고 자기 멋대로 온갖 악을 다 저지르고 살다가 돈 떨어지고 먹을 것도 없자 아버지를 생각하고 아버지를 찾아가 다시 행복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가난한 마음이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주님을 찾아 만난다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아담과 하와도 처음은 하느님 말씀에 순종하다가 낙원에서 만물이 자기들에게 순종하니 하느님도 눈에 보이지 않고 하느님과 같은 자리를 탐하다가 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오늘 첫날 자신들의 믿음이 참으로 가난한 마음에서 시작한 것이지 내 믿음이 참 믿음인지 깊이 반성하며 참 믿음으로 살아가기를 결심해보는 시간을 가져봅시다.

우리는 만물을 다스리고 누리고 드러나게 살도록 주님이 마련하셨지만, 가진 것에 만족하고 세상에 머물도록 되어 있지 않습니다.

간혹, 없다고 한탄하고 원망하고 살거나 가진 것에 만족하고 혼자서 누리고 머물러 있으면서 주인이신 하느님을 잊으면 믿음이 사라지게 됩니다.

누가 자기 자존심을 건드렸다고 교만한 마음이 일어나 성을 내거나 화를 내고 미움이나 복수심이 마음에 일어나면 믿음을 잃게 됩니다. 작은아들의 비유에서 큰아들은 자기의 처지를 작은아들과 비교하면서 아버지에게 항의하고 원망하면서 아버지의 참뜻을 몰라서 믿음을 잃게 되었습니다.

참 믿음은 지금 있는 그대로 감사하면서 기도하는 사람입니다. 보다 나은 것을 바라는 마음이 앞서 오늘의 자기를 받아들이지 않고 짜증, 열등의식, 눈물로 지내는 것이 아니라, 오늘 이 시간에 처해있는 자기 자신을 받아들이고 감사 찬미의 기도를 드리며 하루를 시작하면 참 믿음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말씀을 따라 원수를 사랑하고 가난한 이를 찾아 생명의 힘이 되어 주고 있는지, 나만 보고 살고 있는지 반성하면 참 믿음을 사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참 믿음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각자 자기 십자가는 강한 믿음으로 인도하는 길이며 도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