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구원은 죽음 뒤에 이루어진다. <루카 21, 20-28> 11월 25일

이제 교회의 달력은 모레 11월 27일로 마감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며 대림 1주를 시작으로 새해가 시작됩니다. 11월은 죽은 사람과 죽음을 깊이 묵상하며 지내는 시간이었으며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오늘 복음은 주님께서 세상의 종말과 종말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십니다. 마지막 날 산으로 가라고 하시며 예루살렘을 떠나라 하시고 세상의 모든 가치에서 떠나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세상이 끝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아무리 세도를 부리고 높은 권력을 가지고 있어도 “하늘의 세력들이 흔들린다.” 하신 것같이 죽음으로 의미를 잃게 됩니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한 푼도 가져가지 못합니다.

아무리 높은 명성을 지니고 있어도 죽음을 통해서 의미를 잊어버립니다.

오늘 복음 마지막에 “이런 날이 시작하거든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너희 속량이 가까웠기 때문이다.” 하시며 죽음 뒤에 참 구원이 옴을 알려주셨습니다.

모든 사람은 죽음을 앞뒤로 두고 살고 있지만 제 나이가 구십이 가까우니 죽음을 품고 사는 것 같은 생각에 죽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를 아는 사람은 저에게 카톡을 보내면서 늙은 사람의 건강법, 장수하는 법, 운동 법 등을 알려주지만 몸이 알림 종을 치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시편 강의를 하면서 나의 죽음 뒤에 세상을 그림 그리듯이 설명하면서 분명한 것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영원한 세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그 나라가 어떻게 된 것인지 알 수 없으나 자유, 평화,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저에게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 죽음 뒤의 세상을 이야기해준 사람이 있습니까?” 묻는다면 있다고 말합니다.

유명한 철학자나 신학자도 아니고 단테의 신곡을 보아서도 아니고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이 직접 돌아가셨다가 다시 살아나셔서 말씀하셨기에 믿고 사랑하면서 깨닫게 되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이 그림자처럼 나타나셨거나 꿈속에서 보였거나 말씀으로만 들려주신 것이 아니라 직접 보여주시고 말씀하셨고 사십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계셨고 제자들의 증언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죽음 뒤에 참 생명이 있다고 보여주고 증명해주셨습니다.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은 오늘 복음에 말씀하시듯이 죽음이 임박했을 때 두려움이나 떠남을 섭섭하게 여길 것이 아니라,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속량의 날이 가까웠다.” 하듯이 편안한 자세로 눈은 하늘을 향하여 뜨고 주님을 맞이하라는 말씀입니다.

저는 죽음을 묵상하면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기쁨으로 주님을 만나면서 주위 사람에게 인사를 하며 “감사합니다. 주님을 찬미합시다.” 하고 주님 만나러 가게 해달라고 청원 기도했습니다. 지금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저는 돌아가신 동년배 선배들과 아침이면 인사하고 함께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미 구원의 길을 가는 형제들과 함께하려고 십자가와 성모상 옆에 영정 사진 놓고 사는 삶은 믿음, 희망, 사랑의 삶입니다.

모두 죽음이 가까이 오면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고 주님을 맞이하도록 기도합니다.

새해 새날 기다리는 이틀 동안 마음을 가다듬어 회개의 날이 되고 주님을 맞이하는 시간 되도록 준비합시다.

첫째 날, 하느님 말씀 듣고 따라 살았나?

둘째 날, 자비로운 하느님과 참으로 가까이 살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