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사랑을 이기는 것은 없다. <루카 21, 12-19> 11월 24일

진실과 사랑은 끊임없이 박해와 고통을 당하지만, 승리는 진실과 사랑 편에 있습니다. 하느님을 넘어 승리한 사람은 역사 안에 없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박해를 받고 미움을 당하고 반대도 받고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도 당하고 늘 힘들어 보이지만, 진실과 사랑이 승리하듯이 하느님의 영이 움직이는 곳에는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는다고 하십니다. 역사 안에서 주님이 십자가의 죽음까지도 승리한 것을 알고 믿고 있어서 수백 년 동안 그 혹독한 박해도 승리하고 2000년을 이어가고 있으며 세상 끝 날까지 남아있게 됩니다.

다만, 우리 편에 진실하고 사랑이 넘치는 삶을 살 때 “외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하신 것같이 자유, 평화, 기쁨 중에 산다고 하십니다.

잘하고도 욕먹고 잘하면 잘할수록 시기, 질투 속에 어려움을 당하게 됩니다. 하늘과 땅을 창조하신 주님이 오셨는데도 못 알아보고 모진 고통을 안겨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우리야 그보다 더하지 않겠습니까?

진실과 사랑이 춤추며 노래하는 세상에 살아야 하는데 세상은 진실보다 거짓에 쏠리고 사랑보다 무관심에 쏠려 이기심, 자기 욕망, 자기중심적 삶을 살려고 합니다. 이런 세상에서 진실하게 살려면 주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렇게 메마른 세상에 사랑을 가지고 살려면 주님의 도우심 없이는 살아낼 수 없습니다.

무엇을 하려고 하면 자본이 있어야 하고, 무엇을 만들려고 하면 재료가 있어야 합니다. 소도 언덕이 있어야 비빈다고 합니다.

오늘 주님은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두려워하지 말라” 하시며 주님이 모든 것을 뒷받침해 주신다고 하십니다. 주님은 진실의 주인이시고 사랑 자체이시기에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사람은 아무런 걱정 없이 주님께 의탁함으로써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고 어떤 고난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어려움을 겪게 하시며 진실과 사랑으로 이끄십니다. 쓴 약이 보약이듯이 아픈 수술이 생명의 길로 가듯이 박해나 힘든 일이 앞에 닥치면 감사하고 찬미 드려야 합니다.

교회나 어떤 사회 공동체도 어려움을 이겨내고 피땀 흘리며 눈물을 흘릴 때 자유, 평화, 기쁨을 맛보게 됩니다.

진실을 깨우쳐 살고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은 십자가의 시련을 겪고야 가능합니다.

우리 수도원이 1952년 북쪽 덕원에서 6.25전쟁으로 쫓겨나 왜관에 자리 잡고 시작할 때 황무지에서 집을 짓고 피땀 흘리던 선배들이 마음을 합하여 서로 참되게 살고 사랑하며 살다가 집을 다 짓고 안정되니 마음이 흩어져 여러 이설이 나오고 의견의 일치가 없어졌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주님은 “각자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 하신 것같이 진실과 사랑을 실천하려고 주신 박해와 고통을 주님의 도우심으로 이겨내도록 기도합니다. “순교자들의 왕이신 주님께 찬미 드리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