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무너진 것과 가정이 무너진 것은 다르다. <루카 21, 5-11> 11월 23일

집이 무너지면 다시 지으면 되지만, 한번 무너진 가정은 회복하기 힘듭니다. 성전의 파괴는 회복하지만, 교회의 파괴는 회복이 힘듭니다. 집이 무너져 돌 위에 돌이 하나도 없으면 다시 기초부터 쌓아 올리면 되지만, 가정이 파괴되어 식구들이 뿔뿔이 흩어지면 그 마음과 정신을 수습하기 어려워집니다.

노아의 홍수 때 많은 사람이 죽었습니다. 사람들은 바벨탑을 높이 세워 홍수를 막아보려고 했지만, 말을 불통으로 만들어 무산되었다고 하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이 서로 헷갈려 일치하지 못해 일어난 일입니다.

하느님을 찾지 않고 잃어버린 사람들은 마음이 다른 곳을 향하여 있고 제각기 자기 욕망에 사로잡혀 선을 피하고 악을 행하는 사람들의 공동체는 망하기 마련입니다. 진, 선, 미인 하느님을 찾지 않고 거짓, 악의 취함을 찾는 사람들은 일치할 수 없어 무너지게 됩니다. 공동체의 일치를 망치고 무너지는 것은 상호 간의 신뢰가 없어지고, 사랑하지 않고 서로의 언약을 지키지 않으면 망가져 풀이 시들어 없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수도자가 되려고 살다가 상호 신뢰를 잃고 서로 사랑하지 않으면 수도자로 살기 힘들어지고 서원을 지키지 않으면 모두가 무너져 내립니다.

제일 무서운 것은 자신의 인격이 무너져 아무 쓸모 없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얼마 전 자기 비행을 고발했다고 앙심을 품고 교도소에서 풀려나와서 복수하고자 따라다니다가 사람을 살해한 후 그 망가진 사람의 모습을 보며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 있나’하고 마음 아파하며 현실을 보면서 실망과 절망을 느꼈습니다. ‘이런 일이 어찌하여 일어날까? 어떤 치료 방법이 없나?’ 생각해보았습니다.

1) 속는 일이 없도록 하라. 진실을 찾고 따르지 않고 거짓을 따라 살면 선악을 구별 못 하고 악을 행합니다. 선인 줄 알고 권력의 힘으로 흰색을 검은색이라 말하게 하고 부정을 행하고 “내로남불”이라 말하면서 자기 이익만 찾으면 그런 사람은 인간성을 잃게 됩니다.

2) 악의 무리에 속해 따라 살지 않아야 합니다. 미움, 저주, 복수심, 하지 않아야 할 행위를 남이 한다고 자기도 따라 하면 아니, 악에 물든 삶을 살면 악이 선인 줄 착각을 하며 모두가 저렇게 산다고 잘못 판단하고 미련하게 사는 사람은 언제 자신이 무너지는지 모르게 무너집니다.

3) 자비와 사랑의 마음이 심어지지도 않고 심어져도 자라지 않는 것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고 ‘좋은 것이 좋은 것이다.’로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나만 편하고 좋고 안전하며 그만이다.’ 생각하고 남의 고통에 조금도 관심이 없는 사람은 자기 일만 하고 자기 입장만 내세우고 ‘나만 잘되면 그만이다.’하고 사는 사람입니다.

인간성을 회복하려면 진, 선, 미 자체이신 주님을 알고 믿고 따라 살아야 합니다.

서로 사랑하여 사람답게 살려면 천지창조 때부터 말씀으로 우리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찾고 믿으며 그 소리를 듣고 따라 살아야 함을 깨닫고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