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이 담긴 헌금 <루카 21, 1-4> 11월 22일

지금 한국은 남의 나라 도움 없이 교육이나 사회 전반의 문제를 해결해나가지만, 1960년도 만해도 다른 나라의 도움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문제가 많이 있었습니다. 신학교 공부를 하면서 누가 저의 학비를 대주어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알아보니 독일의 어느 신부님 돕는 할머니가 자기 보급의 일부를 저를 위해 후원해주었다는 말을 듣고 알아보고 감사편지도 쓰고 사제품 받을 때 특별한 편지를 주고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름도 잊었지만 마음속에 기도 중 그 할머니를 기억합니다. 60년이나 지난 이야기지만 그 정성이 저를 사제가 되도록 받친 헌금은 참마음으로 귀한 도움이였습니다.

오늘 복음에 가난한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요사이도 아주 가난한 부인이 제가 병원에 가서 검사 받고 온다고 하니 전복죽을 일부러 사서 “수도원 문간에 놓고 갑니다.”하고 정성을 드리는 마음을 읽으며 기도와 감사를 드립니다.

보좌신부 시절 시골 본당에서 계란 두 개를 비닐봉지에 담아 정성껏 “이것 드세요”하는 할머니의 정성도 보통은 아니었습니다.

크고 많은 것이 아니라, 작고 적은 것이 마음을 움직입니다.

저를 찾아오는 상담자에게 배 주스 하나, 초콜릿 두 개 간식을 드리면 감사하는 모습에 감동입니다. 보잘것없지만 저의 정상이 담긴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작은 것이라도 정성을 들여 주고받는 정겨움은 서로 사랑하는 계명을 시작하는 기회가 됩니다.

식당 입구에 놓인 사탕 하나, 정성입니다.

주님이 십자가상에서 목마르다고 하실 때 초와 쓸개를 준 로마 군사들의 행위를 보고 ‘누가 주님에게 물 한 모금 줄 사람이 없었나?’ 생각해보았지만 그 시간이 아니라, 지금 이 시간에도 주님은 갈증을 느끼고 계십니다. 주님을 향한 손짓,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천주교 신자인 운동선수들이 십자가를 몸에 놓고 시작하는 모습이나 축구선수가 꼴을 하나 넣고 성호를 놓은 모습에 ‘이 모든 것은 하늘의 하느님 은총이다.’ 생각하는 사람들, 우주적 봉헌입니다.

저는 차를 타고 떠날 때 몸에 놓은 성호경은 우주적 행위라 합니다. 이 모든 차 운행을 주님의 손에 맡기고 주님의 손으로 운전하도록 기원하는 마음이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우주의 주인이신 하느님께 의탁하는 행위는 적은 것 같아도 우주적입니다. 이 행위 안에서 “성부, 성자, 성령이 함께 십자가의 사랑으로 일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첫 행위가 십자가의 봉헌이며 가난한 과부의 헌금보다 더 정성들인 자기 봉헌입니다.

성호경을 우주적 의미를 가지고 몸에 놓은 사람은 주님을 떠나서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합니다. 순교의 기회가 없어서 비록 순교자처럼 전 몸을 봉헌하지 못하여도 정성껏 드리는 성호경으로 우리를 봉헌하는 삶을 삽니다.

오늘도 작고 보잘것없는 것이지만 마음을 담아 봉헌하며 주님 안에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