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하시는 분 <루카 19, 1-10> 11월 16일

주님의 자비는 한 사람이라도 구원하시려 동분서주하시고 부자가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빠져나가기보다 힘들다고 하셨지만, 오늘 부자인 자캐오의 구원 소식은 주님의 자비에 힘을 가지게 됩니다. 주님은 100마리 양 중에 잃은 한 마리 양을 구하시려고 산과 들을 헤매셨다는 비유나 참새 한 마리도 주님의 허락 없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말씀과 우리의 머리카락까지 세어 알고 계시는 말씀은 믿음을 통해 주님에게 구원을 청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자캐오는 당대의 큰 부자로서 사람들에게 무시를 당하고 소외된 키 작은 사람이었지만 구원의 갈망을 가지고 주님을 만나려고 돌 무화과나무 위에 올라가 주님과 눈과 눈을 마주치고 부러움을 받았습니다. 주님을 자기 집에 모시고 주님의 말씀과 행위를 통해 회개의 은총을 받고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고 부정을 행한 것을 네 배로 갚아주고 자캐오는 구원을 받았습니다. 부자 청년이 하지 못한 것을 하고 나자로를 무시한 부자와 같지 않고 부자였지만 구원을 받았습니다.

자본주의 나라는 빈부 차이가 있게 마련이어서 부자는 더 많은 재산을 모아 호의호식하고 가난한 사람은 굶주리고 헐벗고 피땀을 흘리며 사는 모순된 사회가 성립되지만 봉사, 나눔, 친교의 원칙을 실천하면서 균형을 맞추어 살아가야 합니다.

부자가 구원되려면 주님을 찾아야 하고 만나고 그의 말을 듣고 따라야 합니다. 저는 수도원 입회 때 “당신은 왜 수도원에 들어오려고 하십니까?” 하는 물음에 “하느님을 찾아 만나기 위해서입니다.”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느냐?” 물으면 주님의 말씀을 생명으로 여기고 귀담아듣고 매일 주님의 말씀을 실천하려고 기도하고 묵상하고 삶의 의미를 찾아서 살고 있습니다.

저의 시간, 저의 생활의 터전 모두가 주님의 것입니다. 주님에게 돌려드리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저를 찾는 사람에게 죽지 않으면 “네”하고 응답하고 객실로 나가서 상담하고 전화로 만나기를 청하면 시간 약속을 하며 그 시간을 기다립니다. 제가 묵상 글을 쓰는 것도 주님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마음에 새긴 말씀을 나누며 실천하기 위한 것입니다. 지금은 사목 생활도 은퇴하고 나이 들어 수도원에서도 은퇴자와 같이 아무 직책이 없지만, 하느님 영의 말씀은 계속해서 주님의 일을 하라고 하십니다. 절망도 생기고 힘도 들지만 미사 때마다 “미사가 끝났으니 가서 복음을 전하라.” 말씀을 듣고 정신 놓고 몸을 휴식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 찾는 사람의 안내자도 되고 길을 잃은 사람에게 길을 알려주고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에게 해야 할 일을 알려주고 하느님을 사는 것으로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들어 갑니다.

저는 하느님이 말할 수 있는 영과 힘을 주심을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요한복음 시작에 “맨 처음에 말씀이 계셨다. 말씀이 하느님과 함께 계셨으니 그 말씀은 하느님이셨다.”

하느님과 인간의 소통이 생명이신 말로 이루어져 불가능이 가능해지도록 기도합니다. 우리의 모든 일도 주님의 말씀 안에서 소통이 이루어짐으로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