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실한 일꾼이 되게 하소서. <루카 10, 1-9> 10월 18일

모양만 일꾼이지 성실하고 열정을 다해, 이상과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적다고 말씀하십니다. 사도 시대는 숫자상의 문제였지만 지금은 질의 문제입니다. 한국만 해도 삼십만 목사님들, 오천 명이 넘는 사제들이 있습니다. 이번 철원 지방을 방문하며 이 나라의 안보와 제가 넘어온 38선, 한탄강을 돌며 나라의 안정과 참 평화를 위해 다니면서 동네마다 십자가를 보고 마지막 날 천지암을 순례하며 느낀 점은 감동이며 절망이었습니다. 십자가 밑에 이루어지는 우리의 삶이 참으로 충실한 종의 모습인가? 아니면 자기를 위한 믿음인가? 생각하면서 안보 여행과 순례 여행을 마쳤습니다.

중부 전선은 동부 전선보다 초라하고 안정성이 보이지 않고 생활도 활력이 없는 것같이 보입니다. 시설은 낡고 고속도로 휴게소보다 못합니다. 절로 끊긴 지역은 먼지 쓰레기통 같았습니다. 천지암 순례지도 성현들의 무덤을 멧돼지들이 파손하고 성전 터도 무엇인가 이루어지는 분위가 아니고, 버려진 땅 같았습니다. 다만, 절의 석가모니 석상보다 못한 큰 파티마 성모상은 인상 깊었지만, 주위는 어수선했습니다.

철원에서 나라의 위기를 느끼고 천지암에서 교회의 쇠퇴를 느꼈습니다. 현실은 어떤가? 코로나 이전에 충실한 일꾼이 없어 교회는 무너져가고 성당도 쇠퇴해갑니다. 줄어든 성소 자보다 현존하는 일꾼들의 불성실성과 믿음이 지향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 느낍니다. 젊은이들이 교회에 가기를 꺼리고 어른은 그들을 이끌지 못합니다. 제가 사목할 때만 해도 성당에 청년들이 모이고 이동된 다음에도 저를 찾아오는 젊은이가 어른들보다 더 많았습니다.

하느님을 떠나고 잊는 세상, 하느님의 곳간에 들어갈 추수 물이 강물에 흘러가고 쓰레기통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일찍이 프랑스에서 “신은 죽었다.” 하는 한 철학자는 “신은 늙어서 묵은 것이 아니고, 병들어 죽은 것도 아니고, 타살당해 죽었다.”고 했습니다. 살인자는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내가 죽인 하느님의 종이 아닌가? 내가 일보다 내 안일을 찾았으면 더 편리한 삶을 찾고 있으며 하느님의 일을 핑계 삼아 높은 자리, 안일한 자리, 편안한 자리를 찾으며 사는 일꾼은 서 있는 일꾼이 아니라 앉아있는 일꾼입니다. 오래전 거제도 고성 성당에 피정을 하러 갔는데, 성당은 크고 편하게 짓고 살면서 사제관은 마구 지은 집에서 불편하게 살기에 “사제관을 편하게 짓지 않고 이렇게 사시느냐?” 하니 신자들이 우선이어서 뒤에 자금이 여유가 있을 때 사제관 짓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거기서 피정시키러 갔다가 한 수 배워서 감동하고 돌아왔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 궁에서 살지 않고 손님의 집에서 집무하신다는 말을 듣고 그렇게 사시는 모범은 교회의 힘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반성의 여지가 교회 안에 믿음을 사는 사람들에게 많이 있습니다. 교회를 통해서 권력이나 재력이나 명예를 탐하는 사람은 충실한 일꾼이 아닙니다.

모든 믿는 사람은 하느님의 충실한 일꾼으로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