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감사하는 삶을 살자 <루카 10, 13-18> 10월 1일

사람이 귀한 생명을 보존하는데 나 외의 다른 힘이 도와주지 않으면 한순간도 생명을 유지하지 못합니다. 나를 떠받치고 있는 것은 아주 작은 것들이지만 그것 없이는 모든 기관이 갖추어져 있어도 산소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으며 물 한 모금이 없으면 몸 안에 피가 흐르지 못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태양의 힘이 없이는 생명이 성장하지 못합니다. 큰 선물이 아니라고 감사하지 않고 산다면 작은 것 없이 생명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도 기적을 보고도 감사를 모르는 민족에 대한 말씀입니다. 오늘 축일은 소화 데레사 성녀 축일입니다. “어린이와 같이 되어라”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작은 자리에 있어도 바로 감사하는 사람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강한 권력과 풍부한 재물, 유명한 사람에게만 감사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다릅니다.

인공적으로 만든 자외선을 사용하려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마시는 물보다 병원에서 수분을 수시로 공급받으려면 돈을 지불해야 합니다. 아무런 비용도 들이지 않고 공짜로 받으면서 매사에 감사하지 않고 살면 안 됩니다. 어린이는 손에 아무리 작은 것을 받아도 감사합니다. 큰 권력, 큰돈, 큰 명예를 얻어야 감사하고 작은 것은 감사할 줄 모르면 불만 속에 삽니다.

수도원도 크고 작은 일을 책임진 자리가 있습니다. 아빠스로 살아야 수도자로서 성공한 것이 아니고, 기술을 배우고 높은 학문을 하고 박사가 되어야 수도자가 아닙니다.

우리 수도원에는 소화 데레사보다 어린이 같지만 작은 일에 감사하며 수도자로 사는 분이 계십니다. 공부도 많이 하지 않았고 지금까지 어떤 책임 있는 자리에서 일하지 않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장 중요한 일을 감사하면서 합니다. 식탁 차리는 일, 어려운 병자 형제를 조석으로 음식을 차려주는 일을 하면서 즐겁고 기쁘게 살고 있습니다.

제일 부러운 수도자로 산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병자가 먹다 남은 것 정성껏 보관하고 자기가 먹거나, 더 가난한 직원들에게 나누어준다고 해서 제가 등을 두드리며 “수사님이 우리 수도원에서 제일 좋은 자리에서 살고 계십니다.” 했습니다. 나이 많은 사람 머리도 깎아주고, 저의 못난 발톱도 깎아 주는 일을 기쁜 마음으로 하시는 모습은 참으로 아름답고 거룩해 보입니다.

어떤 높은 학문을 하고 강단에 서있는 사람보다, 기술로 작품을 만들어 자랑하는 사람보다 더 귀하고, 거룩합니다. 봉사, 나눔, 친교의 삶을 살며 바로 소화 데레사 성녀처럼 어떤 자리에 있어도 하느님과 함께 살고 만족하게 감사하며 사십니다.

“어린이가 되어라” 하심은 매사에 감사하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어떤 자리에서도 자유, 평화, 기쁨을 잃지 않는 삶이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오래전에 열심하고 신심 깊게 산다고 하던 수도자가 독일 유학을 보내기로 정했다가 사정이 생겨 못 가게 되니 고민하다가 수도원을 퇴원하고 집으로 돌아간 사람을 보고 ‘왜 수도자가 되었고 그분에게 하느님은 어떤 분이었나?’ 생각해봅니다.

오늘 아침 숨 쉬고 일어나며 감사하셨습니까? 한 모금의 물을 마시며 감사하셨습니까? 태양의 힘으로 살고 있음을 감사하셨습니까?

편리한 세상에 편리하게 돌아가는 것에 감사합니다.

서로 “당신이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라고 말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