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써 증명된 믿음을 가지자. <루카 9, 23-26> 9월 20일

우리의 믿음은 주님의 십자가 죽음으로 증명된 진실과 사랑의 믿음입니다. 믿는 사람들이 생각이나 말이나 선한 행위로만 믿음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피로써 지켜진 믿음을 전해 받았습니다. 교회 시작에 300년 동안 로마의 박해와 한국도 처음 믿음을 지키고 전하기 위해 무수한 순교자가 피로써 믿음의 가치를 증명해 보여주었습니다. 예전에는 단순히 죽어도 영원히 산다는 기대 때문에 순교했다고 믿었는데, 지금은 하느님의 사랑을 사랑으로 보답하기 위해 목숨 바쳐 증명했다고 믿습니다. 제자들이 성령을 받기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하고, 주님의 죽음을 두려워하고, 죽을까 두려워 숨어 있다가 성령의 능력을 받고 문을 박차고 밖으로 나와서 죽음을 각오하고 온 세상에 기쁜 소식을 전하며 오늘까지 저에게까지 이르렀습니다. 우리는 이 정신을 이어 믿음을 가지고 전하는 증거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선 하느님의 사랑을 인식하고, 깨닫고, 실천하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사랑은 바로 너를 위해 자기 생명을 내주는 행위입니다. “벗을 위하여 자기 생명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이 없다.” 하셨습니다. 주님 스스로 나의 죄를 용서하고 나를 악에서 구하시는 사랑의 실천을 십자가의 죽음으로 보여주시고 증명해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도 이런 사랑에 사랑으로 보답하고 믿음을 증언하려면 목숨을 내주는 순교 정신을 가지고 믿음을 살아야 합니다.

이런 사랑을 사는 사람은 내 앞에 함께 있는 사람을 사랑하고 나를 내어주는 사랑을 해야 합니다. 세상은 사랑이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습니다. 사랑은 주고받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가을 하늘 밝고 시원한 한가위 추수감사축제를 가족과 함께, 형제들과 함께, 죽은 조상과 함께 지내며 주고받은 관습이 행복합니다. 어제 꽃동네에서 장애자들이 보내준 빵과 과자는 그 솜씨보다 더 큰 정성이 담긴 것이었습니다. 받아먹으며 감사기도 드리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기도하였습니다. 받은 것을 돌려주는 마음이 더 행복을 성장시켜주고 서로 더 큰 사랑을 나누게 합니다.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많이 있습니까? 내가 조금만 정신 차려 주위를 살피고 알아보면 사랑할 기회가 얼마든지 있습니다. 어느 날 피곤해서 침대에 잠깐 누우려고 하는데 문간에서 인터폰이 와서 “성사 청하는 사람이 있는데요.” “아! 힘들다.” 하다가 “네, 5분 후에 나갑니다.”하고 옷을 입고 나가면서 행복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나가보니 만나야 할 사람이었습니다. ‘성령의 인도로 이 시간에 나를 만나게 하셨구나.’ 생각이 들어 묘하신 인도자 주님을 찬미했습니다. 누구나 순교 정신을 가지고 살면 아주 작은 희생도 큰 영광이며, 내가 양보하고 넘겨주는 일도 강한 믿음의 증거자가 됩니다.

오늘 한국 순교자 축일, 더욱 순교 정신으로 믿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 추석 명절 행복하게 지내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