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사람은 자유인이다. <마태 10, 16-22> 8월 16일

세상의 모든 것은 완성된 것이라야 쓸모가 있고 유익한 존재가 됩니다. 완숙된 음식이라야 먹을 수 있고, 과일이나 곡식은 익어야 먹을 수 있듯이 사람도 완전한 사람이 쓸모가 있습니다. 덜된 사람은 지지리도 못난 사람, 어디나 내놓아도 외면당하고 함께하지 못합니다. 오늘 복음은 한 청년이 “어떻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물었지만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희 재산을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르라” 하십니다. 우선 완전한 자 되려는 사람은 무엇이든지 자기 것으로 생각하는 것을 버리는 사람입니다. 자신마저 비우지 않으면 귀한 것을 담을 수 없습니다. 세상의 불완전한 것을 버리지 않으면 완전해지지 못합니다. 번데기가 나비가 되어 날려면 껍데기를 벗어버려야 하고, 사람이 완전하게 되려거든 어떤 것에도 매여 있지 않은 자유로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덕의 길도 정화기를 거치지 않으면 완덕의 길로 나갈 수 없습니다.

완전한 사람은 버리고 주님을 따르는 사람입니다. “하고 많은 길 중에 수도자의 길을 왜 택하셨는가?” 물으면 “완전한 사람으로 살다가 더 완전한 영원한 생명으로 나아가기 위하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수도원 들어오기 전 저를 따르는 사람도 있었고, 부자로 살 자신도 있었고, 어디를 가나 지도자가 되려는 야망도 있었지만, 모든 것 버리고 수도원을 찾아온 것은 완전한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나아가는 길에 방해꾼들이 있어 멈칫멈칫했지만, 여기까지 온 것은 수시로 버리고 주님을 바라보고 살아온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는 완전한 사람이란? 깨끗하고, 순수하고, 욕심이 없으며 낮은 자리를 좋아하고, 온유한 성품을 지니고, 시기 질투 없이 순리를 따라 사는 길입니다. 얻고자 하는 것은 자유, 평화, 기쁨입니다. 여기서는 이 모든 것을 완전히 누리지 못하지만 가까이 가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며 살아갑니다.

구체적으로 자기 있는 자리를 만족하는 것, 자기 있는 자리를 충실히 채우는 것, 사목 자로 살려면 양을 돌보는데 전심전력을 다하고 수녀원 지도 신부로서는 수녀원이 필요로 하는 일에 충실해야 합니다. 미사 때 전례를 바로 하기 위해 노래를 수녀님이 시키는 대로 열 번 연습하고 제단에 서는 일은 힘들지만 해냈습니다. 피정 집 지도 신부로 있을 때 오시는 피정 자를 그리스도처럼 대하고, 부족함을 느끼면 채우고, 열심히 강론 준비하고, 겸손하게 그들을 대하는 것이며, 지금 은퇴 생활 중에도 사제로서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는 것, 가진 바를 나누며 사는 것이 지금의 일입니다. 지금도 부족하지만, 저의 기도와 묵상을 나누며 살고 있습니다.

아직 완전하지 못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능력껏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고 살면서 자유, 평화, 기쁨을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기도의 중심은 일어나자마자 어제나 십자가를 잡고 당신만큼 사랑하면서 살도록 해주시라고 청하고 아침을 시작합니다. 20 살 때 세상의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 이름도 모르던 왜관에서 70여 년을 살다 보니 나는 내가 아니고 내 안에 주님이 살고 계심을 느낄 때 행복합니다.

여러분 하느님 아버지를 찾지만 말고 하느님과 함께 살기를 기도합니다. 그때 완전한 사람으로 자유를 누리며 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