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도를 드리는 가정 복되도다. <마태 18, 15-20> 8월 11일

민중의 소리가 권력자에게 전달되는데 혼자서 하는 것과 둘이서 하는 것과 여러 명이 하는 것과는 다르게 전달됩니다. 탄원서를 혼자 내면 무시당하지만, 사람의 수가 많을수록 힘이 다르게 나타납니다.

구약으로부터 하느님도 백성의 기도를 들어주시고 이루어주시며 기도를 잘 들어주십니다. 오늘 주님은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하시며 공동체가 모인 기도의 힘을 말씀하십니다.

교회는 가정 기도를 강조하고 권하고 있지만, 시대적 바람이 하도 거세어 모두가 개인 기도를 드려도 가정 기도는 서로 시간이 맞지 않아 습관 자체가 없습니다. 수도원도 각자가 책임진 일이 있어 공동 기도에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지만, 공동 기도를 기피하다 보면 성소를 잃기가 쉽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죄와 고통으로 가득 차 있어 인간의 힘으로만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오늘 잘못한 이를 단둘이서, 안 되면 둘 이상, 그래도 안 되면 공동체, 그래도 안 되면 버리라고 했지만, 둘이나 셋이나 모여 기도하라고 하십니다. 공동기도는 공동체 일치를 위해 절대로 필요한 기도입니다.

제가 어느 본당에 부임하고 본당에 수녀님과 아침에라도 공동 기도하자고 하여 6개월 계속하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들 바쁘다 보니 빠지고, 궐하고 하여 1년 지난 후 중단되었는데, 그 후 수녀님들과 사이가 벌어지고, 관계가 나빠져 서로 의무적 관계만 남아서 거북하게 지내다 떠나고, 나도 떠났습니다. 공동기도는 안 되는 것을 되게 하고, 함께 기도하지 않으면 되는 일도 그릇되게 됩니다.

여기서 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신학교에 세 사람의 친구와 함께 들어가 수도 사제로 열심히 준비하는 중에 한 번 방학 때 함께 저의 집에 머물면서 지냈습니다. 아침이면 저 혼자서 미사에 가고 둘은 전날 저녁 늦게 놀다가 고단하다고 미사에 가지 않는 버릇이 생겨 늘 미사에 참례하지 않았는데, 결과는 저만 사제가 되고 모두 중간에서 세속으로 돌아갔습니다.

요사이 저는 비대면 미사나 혼자서 텔레비전 앞에서 미사 보는 것을 반대합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사제가 혼자서 미사 드리지 말라고 권고하는 이유는 뜻이 있어서입니다. 적어도 본당 미사는 거리 두기 미사를 둘 이상 모여 대표로 드리면서 미사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이럴수록 우리는 거리 두기 방역 법을 지키며 미사나 공동기도는 있어야 합니다. 무서운 코로나를 거슬러 공동기도를 강조한다고 비난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런 가운데 더 열심히 기도 모임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각 가정에서 이런 난국을 극복하도록 기도가 더 필요합니다. 셋 이상 모인 곳에 주님 계심을 믿고 모두가 간절히 주님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고, 악에서 구해지도록 기도합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를 의지하여 기도합니다.

우리 수도원을 자랑하는 것은 공동 기도입니다. 종신서원 전 수도원 퇴원하려고 원장 신부를 찾아 “저는 교구 사제가 되고 싶으니 교구로 보내주세요.”하고 수도원 생활의 불편을 말하고 좋은 점은 하나도 없다고 고백하니 “그래도 하나도 없습니까?” 하시기에 “아니요. 하나, 공동 기도 시간은 행복합니다.” 하니 “그러면 수도 성소 있으니 종신서원 청원하라.” 하셔서 청원하고, 허락받고 수도자로 67년을 여기 살고 있습니다.

공동기도의 힘입니다. 함께 모여 기도합시다. 주님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