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를 구하는 사람의 가난한 마음 <마태 15, 21-28> 8월 4일

오늘 복음에 자비를 구하는 가나안 부인의 겸손과 온유한 마음을 모두가 배워야 합니다. 자비를 구하는 여인에게 모독적 말씀을 하시는데도 굴하지 않고 긍정적 말로 겸손하게 응답하는 자세는 불쌍한 모든 사람은 잘 보고 실천해야 합니다. 비참한 처지에 있으면서 자존심을 내세워 겸손한 자세를 버리면 합당한 응답을 받지 못합니다. 비굴한 것이 아니라 자세를 낮추는 겸손이 있어야 합니다. 얻어야 할 것을 교만한 마음 때문에 얻지 못하고 낙오자가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느님 앞에는 언제나 가난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거절하는 사람의 말에 감정이 상해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섭섭한 말을 듣고 나는 너와 관계를 끊으면 더 큰 것을 잃어버립니다. 오늘 가나안 부인은 주님의 말씀에 겸손하게 응답하여 “이 여인아 네 믿음이 참으로 크구나.” 하시며 딸이 마귀 들려 고생하는 어려움이 해결되었습니다.

순간을 참지 못하고 막말을 하거나 대꾸해서 공들인 탑이 무너지는 일이 있습니다. 수도 생활을 68년하고 있지만 3년간 제 뒤로 40여 명이 따라오다가 지금은 저만 남았으며 저도 우여곡절이 많이 있었습니다. 수련 때 성가 연습을 하는데, 자신 있는 곡이어서 소리를 좀 크게 냈다고 그 많은 수도자 앞에서 “노래도 잘 못하는 주제에 소리만 크다.” 하며 핀잔을 주기에 감정을 가누지 못해서 일주일 동안 마음에 새기며 이런 비인간적 생활 하기는 어렵다 판단하고 나가려고 했는데, 기도 중에 저를 더 겸손하게 하는 기회를 저버리면 겸손의 덕을 쌓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고 참고 견디어 아직 살고 있습니다. 그 후 핀잔을 받을 때마다 자신을 더 낮추며 살아갑니다. 지금도 이 나이에 장상으로부터 핀잔을 받으면 겸손의 덕을 쌓을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마음 깊이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섭섭한 말을 듣고 살아야 하는 사람입니다. 주님은 십자가의 시련을 겪으시며 놀림, 비난, 욕설을 듣고도 참고 십자가상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너는 남을 구하면서 자기는 구하지 못하는구나.” 하며 비웃고 지나가는 사람을 참고 십자가의 죽임을 당하시어 부활의 영광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다른 이에게 비난, 핀잔, 놀림을 받아도 겸손과 온유는 서로 사는 길이지만 화를 내거나, 치워버리라고 하거나, 중단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오래전에 우리 수도원에 합당하지 않은 사람을 퇴원시키려고 나가라 하니 이 겸손한 수도자는 죽기를 한하고 원장님 방에 엎드려 “나는 살아서는 못 나가고 죽어서 나가렵니다.”하고 엎드려 있어 부족하지만 받아 수도자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자비를 구하는 경우 어떤 어려움도 달게 받고 겸손과 온유로 대하면 살고, 교만하고 강하면 죽게 됩니다.

가나안 여인같이 겸손한 자세로 살아서 하느님 구원의 손길을 받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