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은 자기밖에 모른다. <마태 11, 25-27> 7월 14일

사람마다 자기 생각이 있고, 자기 말이 있고, 자기 행동이 있어서 자기와 이웃 안에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그러나 자기 생각, 말, 행동만이 지혜롭고, 슬기로우며, 전부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약빠른 고양이가 밤눈이 어두운 것처럼 진실과 사랑을 보지 못하여 다른 사람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남아있습니다. 오늘 주님은 “지혜롭다. 슬기롭다.” 하는 사람에게 “이것을 감추시고” 한 말씀 속에 독단적이며, 자기만이 최고요, 자기 판단이 최고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나 어떤 방법을 통해서라도 자기주장을 고집하며 새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옛것에만 매여 있는 사람을 비유해서 말씀하십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하고, 발전하고, 달라지고 있는데 순수하지 않고, 새것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보아도 보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 빛이 있어도 빛 속에 살지 못합니다.

주님이 오셔서 하느님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도 옛것에 맛 들여서 알아듣지 못하고 자기 입장에만 머물러 주님의 새로운 말씀을 거부하고 장님으로 살아서 볼 것을 보지 못하는 습관적, 형식적, 기계적, 어리석은 자로 남아있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처럼 새 술인 주님은 새 정신, 새로운 사람만이 받아들여 어린이와 같은 철부지에 알려진다고 했습니다.

2000년 교회의 역사를 개혁하고, 새로운 시대에 적응하고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려고 시작한 바티칸 2차 공의회의 결정 사항이 60여 년이 지나도록 적응이 안 되고 현실화하지 못하는 이유는 옛것에 지나친 애착으로 얽매여 있으면서 자기가 교회의 수호자처럼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중국 북경 중앙 신학교에 두 차례 피정 겸 특강을 하러 가서 믿음과 사랑을 공의회 결정문과 함께 강의하고 나니 전 중국에 다니며 강의할 의사를 물었지만, 수도원 사정에 따라 실천하지 못했습니다. 잘 듣고 감사하는 마음은 한국에서보다 나은 효과였습니다.

병을 치유 받으려면 우선 “너희는 어린이와 같이 되어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을 알아듣고 진실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자기 생각이나 말에 노예가 되지 말고, 타인의 말에 존경과 사랑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희망은 어디서나 나오는 것입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희망이 솟아납니다. 자기는 알고 있다고 하면서 자기 경험이나 지식에 매여 있으면 어디서나 희망을 기대해야 하는데 희망도 없고, 기쁨도 잊은 삶이 됩니다. 희망은 기쁨입니다. 가까이 살아계신 하느님을 멀리서 찾는 사람이나 살아서 만나는 주님을 죽어서나 만나는 주님으로 생각하는 사람, “주님과 함께”라는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하느님이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인 것을 보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은 내 안에, 너 안에, 역사 안에, 생활 안에 늘 현존하십니다. 외적 형식을 갖추어야 주님이 현존하시는 것이 아니라, 존재 자체 안에 현존하십니다. 저는 주님을 보고, 만지고, 함께 사는 것이 행복입니다.

진실과 사랑으로 주님을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