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생명의 끝이 아니다. <마태 10, 24-33> 7월 10일

하늘과 땅을 만드신 하느님은 “천지가 사라져도 내 말은 없어지지 않는다.” 하셨듯이 하느님의 말씀 안에 알아듣고, 깨닫고, 사는 사람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생명을 희망하고 살아갑니다. 죽음보다 더 좋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믿고 희망하는 사람은 육신을 죽이는 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죽지 않는 생명을 아무 장애물 없이 영원히 누리게 됩니다. 우리는 세례성사 때 “마음이 당신에게 무엇을 줍니까?” 하면 “영원한 생명을 줍니다.” 그냥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확신을 가진 사람의 응답이어야 합니다.

한 알의 씨앗이 땅에 들어가 죽지 않으면 같은 생명이 이어지지 않는 것같이 한 사람의 죽음은 세상에 기억됩니다. 성인의 칭호를 받거나 이름있는 사람의 영이 아니라, 모든 사람은 영원하신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어 하느님의 생명에 참례하게 됩니다.

얼마 전 왜관 성당 창마 묘지에 어머니 길일 날 찾아가서 그 많은 사람의 묘를 보고 어떤 곳의 비석 이름은 나와 함께 살던 사람입니다. 우리 수도원 묘지는 서로 사랑하면서 살던 사람을 만나면서 ‘하느님 안에 평화 누리게 하시고 영원히 행복한 생명을 누리게 하소서.’하고 지나갔습니다.

그러면 죽음이 무엇입니까? 모두가 죽지 않으려고 수단과 방법을 찾아 살려고 하는데 나의 죽음은 더 많은 사람이 지구에서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다가 자리를 내주고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세상 안에 거름과 같은 존재입니다. 대를 이어 조상이 못다 한 것을 실천하면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초도 되고, 자산도 되고, 나무라면 거름이 되어 주는 것입니다.

이런 일을 잘 실행한 사람들은 아낌없이, 두려움 없이 다음 세대에 모든 것을 맡기고 떠나서 본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이 높고, 깊고, 심오한 진리를 알고 몸과 마음을 바쳐 집을 짓고, 수리하고, 더 좋은 집으로 만들어 따라오는 후대가 더 편히 살다가 하느님이 준비한 세상에 살도록 합니다.

저는 작은아들의 비유 속에 늘 심오한 진리를 깨닫고 살아갑니다. 죽음은 작은아들이 체험한 삶입니다. 세상에서 갖추어 살도록 모든 것을 받아 살았지만, 타향에서의 삶은 결국 고달프고 고통에 찌들어 아버지 집을 찾아갔습니다. 전보다 더 축복과 사랑을 받으며 “네 아우는 죽었다가 살아난 사람 같아서” 하시며 왕자 자리 큰 잔치와 환영을 받은 것같이 자비로운 하느님 모든 것의 모든 것인 하느님 행복의 삶을 주신 아버지와 같이 분명히 내 공로가 아니라, 하느님의 자비로 영원으로부터 준비한 생명을 누리는 것입니다.

이 사실을 모르고 사는 사람, 아무 고생도 없이 집안에서 편하게 살던 큰아들과 같이 죽음과 같은 체험이 없으니 아버지의 뜻을 그저 불평불만으로 받아들이고 모든 작은아들을 평등하게 받아들이고 죽음을 겪은 사람의 심오한 경험을 모르고 살고 있습니다.

작은아들은 세상에서 편하게 살 때 모르다가 죽음의 고통 앞에서 “아버지 집으로 가자.”라고 자기 처참한 모습을 부끄러움 없이 아버지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죽음을 통해 깊이 깨닫고 춤을 추며 아버지 앞에 나아갑시다. 수도원은 천국의 문입니다. 그러나 그 문은 좁은 문입니다. 이같이 세상에서 죽음을 깨닫고 사는 사람은 좁은 문으로 들어가 죽음을 기다리며 행복하게 사는 길을 따라 삽니다.

모두가 육신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