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가난한 사람이 구제한다. <마태 10, 7-15> 7월 9일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이 외로운 사람을 위로하고, 사랑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랑합니다. 궁핍을 모르는 사람은 다른 이의 궁핍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돈으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사람은 돈이 떨어지면 할 일을 잃어버립니다. 돈이 있을 때의 친구는 돈이 떨어지면 쉽게 떠납니다. 권력도 권력으로 친한 사람은 권력이 없어지면 외면하고 돌아섭니다. 오늘 하늘나라를 선포하는 제자들에게 빈손으로 마을을 찾아 평화의 주님을 전하라고 하심은 길이며, 진리이며, 생명이신 주님은 하느님의 힘으로 전하고 어떤 물질적 유혹을 하지 말라고 하시며 평화를 따르지 않으면 떠나라 하십니다.

신학생 때 이런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교회는 사업을 해서는 안 된다. 공장이나 사업체를 가지고 활동하면 망한다.”라고 했습니다.

서울 교구의 경향 신문과 공장이 있었는데 모두 망해버렸습니다. 한마디로 경제적 이익 단체를 가지면 많은 어려움이 따른다는 말입니다. 다만, 교회의 사명은 이 땅에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고 인간 공동체가 아니라, 영적 공동체입니다. 고통당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친구이며 벗이 되어야 합니다. 수도원에 여러 사업체가 있지만 모든 사업체는 이익을 위한 것보다 선교에 필요한 것을 만들고 세상과 경쟁 관계에 있지 않고 손해 보는 것입니다.

인쇄소는 교회의 홍보물이나 선교에 필요한 책을 출판하기 위해 몇십 년 전부터 일 년에 몇억씩 손해 보면서 일하고 있으며, 목공소도 교회 건물에 적합한 제대, 강대, 의자, 부대 장식을 만들기 위해 일하고 있습니다. 예전에 구미에서 농촌 사목할 때 고위 공직자가 농촌 일을 돕지는 못하지만, 땅을 많이 사놓으라고 했습니다. 수도원 장상이 “우리는 땅 투기를 안 합니다.” 하여 포기한 일이 훗날 잘한 일이라 생각하였습니다. 돈이 일하지 않고 사람이 일해야 합니다.

우리의 관심은 ‘어떤 일을 해야 이익이 많이 날까?’가 아니라 ‘어떤 일이 하느님의 나라에 살게 하는 것인가’를 깊이 생각하고 일해야 합니다. 1952년 7월 5일 수도원이 왜관에 처음 자리 잡은 날인데 그 당시 선교적 수도원은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찾아서 시작한 일이 삼청동에 땅을 사서 버려진 나환자를 위한 정착촌을 만들었습니다. 그 후 성주, 상주에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나라에서 복지 차원으로 도와서 관계를 하지 않지만 몇십 년 동안 좋은 일을 했습니다.

교회가 할 일은 자유 없는 사람에게 자유를 일으켜 세워주고, 평화가 없는 사람에게 평화를 주고, 기쁨이 없는 사람에게 기쁨은 전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돈 안 들이고 상담하고, 글을 보내고,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이 일이 얼마나 저를 행복하게 하는지 다른 사람은 잘 모릅니다.

어느 날 젊은 동정녀가 “제가 직장을 은퇴하고 나이 60인데 신학 공부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살아있는 한 좋은 일 하고 싶다고 하여 시작부터 천천히 하면 후에 하느님 잘 모르는 사람에게 알려주고 깨우쳐 주는 일을 하는 것은 참으로 보람 있는 일이라고 말하면서 평화와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가난한 마음으로 하느님 나라를 전하고 살도록 하는 일에 가치를 두고 보람 있는 마무리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