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본질은 변함없지만, 설명은 다르다. <요한 20, 24-28> 7월 3일

하느님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모든 것이 하느님으로부터 시작하였지만, 생성과정과 발전, 소멸은 시대에 따라 달리 적응하고 설명됩니다. 옛날이야기처럼 설명하면 듣는 사람은 진리를 외면합니다. 어떤 사실을 소설적 의미로 말하는 것과 사실을 증명하는 것같이 말하는 것은 다릅니다. 과학적 설명과 실질적 설명은 다릅니다. 세상의 참 주인은 하느님이시며 사람은 머물다 지나가는 바람과 같습니다. 그러나 살아 있는 사람에게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같이 중요합니다. 하나도 소홀히 다룰 수 없습니다.

토마스 사도를 현대적 눈으로 보면 참으로 선각자입니다. 현대인은 증명되지 않은 일을 믿지 않으려고 합니다.

갈릴레오 시대 전에는 태양이 지구를 빙빙 돌아 저 하늘에서 이 하늘로 또, 저 하늘로 돌아가는 것으로 알아 “해가 떠오른다. 해가 진다.” 하였지만, 지금은 지구가 태양을 향하여 찾아가서 그 자리에 있는 태양을 만나는 것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하느님의 힘으로 우리를 찾아오시는 분이라 생각했지만, 지금은 우리가 찾아가야 만날 수 있는 분입니다.

내가 하느님을 찾지 않으면 어디나 계신 하느님을 어디서나 만날 수 없는 분입니다.

아무리 금강산이 아름답다 해도 찾아가 보지 않고는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습니다.

믿음은 우리의 일상생활 안에서 하나하나 체험되지 않고는 그 본질을 알 수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말을 “보지 않고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를 덮어 놓고 믿는 사람,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믿는 사람으로 이해하면 맞지 않는 것입니다. 공의회 이전에 라틴어로 미사에 참례하면서 미사의 참뜻도 모르고 구경꾼처럼 미사 참례하여 미사가 주는 그 큰 은총과 은혜를 받지 못하고 습관적, 형식적 참례가 되었듯이 믿음의 깊이 없이 신앙생활 하는 것과 같습니다. 매일 하는 주의 기도문 하나 이해하지 못하면서 외우는 기도는 공염불과 같습니다.

저는 토마스 사도의 알아보고 증명하는 믿음을 높이 보고 싶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이 맹목적으로 성당에 나가서 주일을 지키라 하니 이유도 모르고 지키는 사람과 성당에 가는 발자국 하나하나에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알고 가는 길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의 선거 공약을 보고 선출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성실한 사람이며, 깨끗하고, 거짓이 없고 나라를 사랑하는가에 따라 선출하듯이 성경 말씀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서 이루어지는 하느님의 뜻을 보고 강한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죽을 때까지 공급해주시는 산소에 의해 숨을 쉬고 살아가고, 태양의 힘으로 온 생명이 살아가는 것, 먹고 마시는 것 없이 살 수 없는 것, 살기 위해 공동체 안에 친구와 벗과 가족을 주신 것, 사랑의 현존 아래 살고 있다는 것, 참으로 현실에서 진행되는 삶의 의미가 성서와 일치하는 것에 감동합니다. 이렇게 질서 잡힌 우주의 운행, 삶의 과정에서 창조주의 자비와 사랑을 느끼게 합니다.

이 모든 것을 느끼며 감사와 찬미를 계속하도록 기도합니다. 수도자 생활의 본질은 기도와 일입니다. 어제저녁에는 비틀거리며 성당에 갔다가 다시 약을 하나 먹고 다시 성당에 가서 기도하고 나니 모든 것이 제자리에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행복했습니다. 그 무엇을 의식하고, 알고, 행하는 삶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코로나 예방 접종 후라서 일어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