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십니까? 어떤 행복을 누리십니까? <마태 5, 1-12> 6월 7일

행복이란 무엇이며 어디서 오고, 어떻게 머물러 행복한 삶을 살아야 합니까? 행복도 불행도 잠시 지나가는 듯해서 밤이 낮이 되고, 낮이 밤이 되듯이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인가?

그러나 누구나 보편적으로 나는 행복하게 살려고 여기 있다고 합니다. 참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오늘 주님은 행복론을 말씀하시는데, 내가 바라고 내가 살고 싶은 행복론이 아닌 것같이 생각되지만, 깊은 기도와 묵상을 통해 우리는 참 행복을 찾아 누리고, 지속적 행복의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우선 그리스도 신자로 믿음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세상이 생각하는 그런 차원이 아니라 전혀 다른 차원입니다. 가난보다 부자, 슬픔보다 기쁨, 약함보다 강함, 의로움보다 강한 힘, 자비보다 복수심, 순진함보다 약삭빠름, 평화보다 전쟁, 박해보다 박해자, 그런데 주님은 전부 바꾸어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역사 안에서 인간이 추구하는 행복이 무엇인지 철학자, 신학자, 일반 종교가 바라는 것이 있어서 ‘그것이 행복인가?’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카를 마르크스는 물질의 소유에 행복이 있다고 생각하며, 소유의 평등은 사람이 부를 함께 나누어 가지면 행복하리라 생각했고, 많은 사람은 경제적 인간으로 가져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부를 얻는 것에 집중하며 살지만, 물질의 본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것이어서 물이 흘러 지나가듯이 사라져 버립니다. 오히려 가진 것에 대한 감사와 찬미가 더 소중합니다.

쇼펜하우어 같은 철학자는 맹목적 의지 즉, 쾌락이나 인생은 즐기려는 삶이며 감정, 감성, 감각의 즐거움이라 하여 감미로운 것, 부드러운 것, 춤추고 노래하고, 분위기까지 잘 꾸미고, 편하고, 안락한 삶이라고 하지만, 결국 외롭고 쓸쓸하게 혼자 남는 삶을 맛보게 됩니다.

스피노자는 “아는 것이 힘이다.” 하여 지식에 올인하지만, 많은 범죄는 지식을 가진 이에게 더 큰 우환이 됩니다. 아는 것이 병이 될 수 있습니다. 과학의 발달이 인류를 핵의 공포와 같이 편하고 안락을 꿈꾸는 사람들의 지나친 소비성으로 지구는 죽어가고, 기후의 이변을 만들어냅니다.

소크라테스나 공자, 도덕적 인간성을 강조하여 인격의 수양을 통해 사람들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는다고 하지만 눈곱만한 약점이 드러나면 더 크게 비난을 받고, 주고받는 말 가운데 자기에게 화살이 오면 짜증과 신경질을 내며 하루아침에 자기 존재가 허무하게 추락합니다. “그 사람 그런 사람이었어.” 하며 높이 오른 것이 땅에 떨어지면 다 박살이 납니다.

그러면 오늘 주님이 강조하신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이 말씀은 행복의 근원이 될까요? 진복팔단의 행복 론은 사실 가난이 본질입니다. 가난하지 않으면 무엇을 얻고, 채워지고, 충만한 삶이라고 하여 온갖 노력을 다하면서 죽기를 한하고 행복을 찾으려고 하지만, 사실은 자기를 비우는 행위가 아니, 나를 앞세우지 않고, 자기는 낮은 자리, 끝자리, 겸손과 온유가 있어야 행복합니다.

그리스도는 우리를 행복으로 이끄시려고 마음의 가난이라고 하시면서 “하느님의 나라가 그의 것이다.” 하셨습니다.

가난한 이만이 자유, 평화, 기쁨의 나라에 살 수 있습니다. 저는 80이 넘어서면서 참 행복을 체험합니다. 아무 일자리 없어도, 주어진 것이 없어도, 아는 지식도 없어도 하느님과 함께 산다는 것은 저에게 행복입니다. 가끔 왕따당하고 거부당해도 주님이 함께 계시는데 하며 웃고 행복의 길을 걸어갑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아니꼬워도, 아무리 더럽다 해도, 주님 함께 계시니 두려운 것 없고 행복합니다. 비유 속에 작은아들이 거지꼴을 하고 돌아와도 자비로운 아버지가 맞아주면서 기뻐하듯이 아버지 하느님은 나를 저버리지 않으십니다. 모든 종교의 기본 정신도 가난입니다. 석가모니도 종국에는 “무아” “나는 없는 자와 같다.” 하셨고, 노자도 “무위” 움직임보다 움직임 없는 것이 행복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은 단절도 포기도 무지, 무의식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성을 가지고 권력과 재력과 명예를 초월한 삶의 본질입니다.

모두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하여 자기를 넘으며 행복하기를 기도합니다. 이는 오로지 진실과 사랑만이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