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인간적인 것이 가장 신적이다. <요한 19, 25-34> 5월 24일

주님은 하느님 아버지의 사명을 마치는 자리에서 세상에 남아 홀로 계신 어머니 마리아를 그대로 버려두지 않으시고 요한에게 “여인이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제자에게 “이분은 네 어머니시다.” 하신 것은 조금 너무나 인간적 배려이며 주님에게 격이 맞지 않은 처사로 보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성경을 깊이 보면 가장 인간적인 것이 신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첫 번째 가나안 잔칫집에서 술이 떨어진 것은 주님의 일과 관계없는 일처럼 보이지만 성모님의 인간적 배려는 가장 신적으로 나타나 물이 술이 되었습니다. 주님의 최후 만찬에서 세상 끝까지 실행하는 성찬의 전례가 이루어져 빵이 주님의 몸이 되고, 포도주가 주님의 피가 되어 오늘도 인간적 잔치에서 가장 신적인 결실을 얻고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심판 때에도 “너는 아침 기도를 몇 시간 했으며, 밤샘 기도를 얼마나 많이 했는가?” 묻지 않으시고 가난한 이에게 무엇을 했는가를 물으신다고 합니다. 가장 인간적인 일에서 가장 신적인 일을 찾아 실천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입니다. 인간적인 일이 가장 신적인 일이라는 말에 반대라고 하시면 하늘과 땅을 만들지 않으시고, 천사가 사는 방법대로 영계만 만들어 날개를 달고 온 공간을 날아다니고, 시간의 제약 없이 여기저기 현존하는 존재로 만드셨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을 지내면서 교회는 어머니가 돌봐 주시기를 기도하는 날입니다.

바티칸 공의회는 교의 헌장 8장“구원 계획안에서의 성모의 역할”이란 제목에 창세기 3, 15절 구세주의 약속과 마리아의 선택, 신약에 탄생 예고, 탄생, 어린 시절, 십자가 밑에 계신 어머니까지 구원 계획에 동참하셨습니다. 그 모든 과정이 인간적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성모님의 이름은 교회의 어떤 성인보다 많은 이름을 가지고 교회 안에서 전달자로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중에 하느님의 어머니가 가장 위대한 이름이지만 하느님의 어머니로서 온 인류의 어머니 되심은 우리의 힘이며 영광이며 희망입니다. 가장 인간다우신 어머니로서 가장 신적인 어머니로 불리는 성모 마리아는 인간의 고뇌, 고통, 고민, 근심, 걱정 모두 안으시고 우리 곁에 현존하십니다. 마리아는 능력자로서가 아니고 부유한 자로서도 아니고, 신적 위대함을 지니고도 아닙니다. 오로지 우리 기도의 전달자로 계십니다.

잔칫집에서 술이 떨어져 물을 가지고 기적을 행하신 분이 아니라 오로지 “얘야, 여기 술이 떨어졌구나.” 하는 말씀 한마디가 주님이 기적을 만들어내도록 하셨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청하고 자비롭고 전능한 아버지께 전해주시는 분입니다. 세상과 교회의 어머니 되시어 자녀들이 위험에서 구해지도록 기도를 전달하는 분입니다. 누가 성모님 공경을 우상숭배라 합니까? 저는 성모님은 우리와 함께 피조물로서 아버지 집에 가는 최상의 협력자요, 우리의 힘이 되어 주시는 분입니다.

오늘도 묵주를 들고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함께 가며 우리 안에서 이루어지도록 기도합니다. 오늘 성모 마리아에게 우리 교회의 위기를 벗어나고 정상적 교회로 거듭나도록 기도합시다.

오늘 평화 방송에 교회를 위한 기도 모임을 방송합니다. 오후 3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