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사랑하듯 이웃을 사랑하라 <요한 21, 15-19> 5월 21일

사랑에는 그 내용과 질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사회적 의무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사랑, 본질적 사랑인 모성애, 형제애, 효도 사랑, 부부의 사랑. 이 모든 것은 사랑의 관점에서 같아 보이지만, 그래도 그 깊이와 의무는 서로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질적 행위에 서로 다른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인식하는데도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오늘 주님은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사랑을 고백하라 하시지 않고 모든 사랑의 종류를 초월한 입장에서 사랑을 요구하십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 나를 사랑하느냐?” 세 번이나 물으시는 것은 강한 다짐의 정신입니다. 그리스도의 제자 사랑은 스승의 사랑으로부터 그리스도 신자의 믿음과 사랑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모성애는 여자가 어머니가 되겠다는 생각부터 시작합니다. 임신했을 때 꿈틀거리는 아기의 울림이 생명의 요동에서 사랑이 일어나고 태어나서 보이는 아기에 대한 연민과 사랑은 죽을 때까지 가지고 갑니다. 형제애는 부모에 대한 사랑에서 이루어지고 유지됩니다. 효심이 없어지면 형제애는 없어지고 부모님 생존과 사후와는 다르게 나타납니다. 부부의 사랑은 두 사람이 주고받는 사랑이 삼각형 사랑으로 완성됩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이 부부 사이가 힘들어도 아이를 중심으로 사랑이 유지됩니다. 이같이 상대적 의미를 지니고 사랑이 공동체 안에 머물고 성장합니다.

오늘 주님은 공동체의 참사랑은 그 대상에 대한 사랑으로 어우러져 사랑이 유지되고 성장합니다.

주님은 최후심판 날 판단의 기준을 “이웃을 나를 보듯이 사랑하느냐?”고 물으시고 “미소한 형제에게 베푸는 것이 나에게 베푼 것이다.” 하시면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나를 사랑하듯 서로 사랑하라”고 하십니다. 사랑이 필요한 사람의 얼에 하느님의 얼이 비치고 그 빛을 분명히 보는 사람은 주님을 사랑하듯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하루는 마르티노 성인이 말을 타고 성문을 통과하려는데 노숙자가 동냥을 청하기에 주머니를 찾아보니 아무것도 없어 자기 망토를 나누어주고 추위를 피하라 하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밤중에 손님이 문을 두들겨서 열어보니 주님이 망토를 들고 오셨다고 합니다. 주님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주님이었습니다.

우리 수도원은 찾아오는 손님을 주님과 같이 대접하라고 합니다. 만일 우리가 서로를 주님으로 알고 만나고 사랑한다면 인간의 시기나 질투는 없어지고, 차별도 없어지고, 평등과 균형을 가진 사랑을 나누며 행복해집니다.

어느 수도원에 기도와 열정을 가지고 살아도 형제들이 서로 일치하지 못하고 사랑이 없어 고민하던 원장이 등 너머 수도원은 모두가 잘되어 가는 것 같아서 상담을 청하니 그곳 원장님이 “제가 말하는 것에 질문하지 마시고 그대로 그곳 수도자들에게 전해 주세요.” “당신의 수도원에 주님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돌아와 “여러분 저 건너 성인 같은 수도원장님이 우리 수도원에 누군지 모르지만, 예수님이 계신다고 합니다.” 그때부터 모두가 살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보고 ‘만일 이 분이 주님이면’ 하며 참고 받아들이고 주님을 사랑하듯 사랑하며 한 5개월 살다 보니 분위가 완전히 달라져 서로 사랑하는 분위기로 변화하여 좋은 수도원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당신의 옆 사람을 바로 참 예수님처럼 사랑하시며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