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 <요한 17, 11ㄷ-19. 5, 19>

주님께서 드린 기도 중에 가장 아름답고 중요한 기도는 바로 이 기도입니다. 성부와 성자가 하나인 것처럼 우리를 하나 되게 바라시는 기도, 믿음의 본질이며 완성입니다. 창조의 목적은 바로 하느님처럼 하나가 되는 것입니다. 일치를 위해서는 기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천이 따라와야 합니다. 바로 이 실천으로 주님을 알듯이 아버지를 알고 성령을 알아 하느님 안에서 우리도 하나가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됩니다. 우리는 주님 안에 하나 되고, 주님을 통해서 아버지에게로 하나 되고, 진실과 사랑이신 성령 안에 하나 됨으로써 구원의 완성이 이루어집니다.

우리나라처럼 지역성이 강하고 이념에 매몰되고 서로 배타적 관계를 맺고 사는 현 상황은 반드시 주님의 기도가 성취되어야 합니다. 이는 우리의 협력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하느님의 일치를 한번 고찰하고, 우리의 입장을 다루어야 합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공동체 일치는 본질적입니다. 이는 마치 삼각형을 어느 위치에서 보든지 삼각형인 것같이 하나의 삼각형입니다. 사람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하게 보입니다. 권력 앞에 선 사람은 억압하는 사람일 수 있고 섬김의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돈 앞에 선 사람은 수전노가 되기도 하고 나눔을 위한 사람이 되기도 합니다. 명에 앞에 서 있는 사람은 교만한 사람일 수 있고 겸손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일치된 모습은 어디에 있든지 서로 섬기고, 서로 나누고, 서로 친교를 나눕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인 것같이 저들도 하나 되게 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또한, 일치는 명령이나 이치로 따져서 되는 일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자비와 전능과 사랑만이 가능합니다.

하나 되는 것은 똑같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남녀가 하나가 되는 덕은 남자가 여자가 되고 여자가 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사랑으로 모든 것이 객관적이며 주관적이어야 합니다. 즉, 진실과 사랑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가 되려면 끊임없이 기도 속에서 회심의 길을 가야 합니다. 세상에서 하나 되어야 하는 공동체는 가정 공동체, 국가 공동체, 교회 공동체. 우리나라는 나라 사랑하는 공동체가 너무나 많아서 웬 단체가 그리 많은지 서로 국가와 사회를 위한 것이라 하지만 이해관계가 엉기면 싸우고 원수가 됩니다. 저에게 “일치를 위하여 무엇을 합니까?” 물으면 저는 다만 주님께서 하신 일처럼 자신을 내주는 일만 한다고 합니다. 누구든지 자신을 주지 않고 문을 닫고 자신을 열지 않으면 일치는 불가능합니다. 주님은 십자가상에서 자기를 내어주시며 화해와 용서를 해주셨습니다. 받는 사람은 회심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하느님 나라입니다.

조용한 하늘나라 인도자이신 성령이 자유와 평화와 기쁨이 넘치는 나라에 살도록 해주시길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