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은 진실을 이길 수 없다. <요한 16, 29-33> 5월 17일

악이 선을 이기려 하지만 당분간은 이기는 것 같아도 최후의 승리는 선의 편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일에 승리자일 뿐 패자는 아니며 오늘 주님의 말씀처럼 “너희는 세상에서 고난을 겪을 것이다. 그러나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세상은 악의 세상입니다. 하루는 스스로 마귀에 들려 구마경 해달라고하기에 안수하며 “사탄아, 이 사람에게서 나가라.” 하니 나왔습니다. 나간 악마가 나를 따라 내 방문 앞에까지 따라왔습니다. 뒤를 보며 “내 방에 들어오면 죽게 된다. 어서 물러가라.” 하니 방에는 들어오지 못하고 도망갔습니다. 앉아서 기도하다가 낮기도 시간이어서 성당을 가는데, 쫓아오지 않고 사라져버렸습니다. 내 발걸음 소리에 다른 발걸음 소리가 있다가 없어졌습니다. 주님을 이기는 악마는 없습니다.

주님이 40일 동안 광야에서 엄제 하시고 기도하시는 중 마지막 악마는 마지막 싸움을 걸어왔지만 결국은 “사탄아 물러가라.” 말씀에 도망가고 말았습니다. 선은 우리를 부드럽게 감싸고 주님 앞으로 나가지만 악은 우리를 주님의 나라에서 멀리 가라고 강력한 힘을 가해 고통을 주지만 하느님 아버지의 힘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십자가 죽음에 승리하신 주님, 죽음도 주님 앞에서 힘을 쓰지 못합니다. 이것은 우리의 믿음입니다. 아니, 믿는 사람들의 희망이며 기쁨입니다. 더구나 주님만의 힘이 아니라, 다윗이 골리앗을 이긴 것처럼 하느님 아버지의 힘이 뒷받침해주셔서 가능하였습니다.

저에게 아버지는 큰 믿음의 힘이었습니다. 6.25 사변 때 16살에 세관에서 급사로 일하다가 인민군이 오는 것을 지키려고 밤샘을 하다가 인민군에 쫓겨 집으로 가다가 큰아버지 집을 들렀더니 “집에 가야 소용이 없다. 우리 따라 피난 가자”라고 하여 따라갔습니다. 4박 5일 도망가도 인민군이 앞서가므로 포기하고 집에 오니 시구들은 아무도 피난 가지 않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저를 찾아 세관 근방을 돌고 돌아 시신이라도 찾으려고 했다 합니다. 큰아들이 돌아오지 않으니 피난도 못 가고 저를 찾아 헤매셨다는 말을 듣고 죄송했습니다. 저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살다가 1·4 후퇴 때는 아버지의 허락을 받고 혼자서 배를 타고 부산으로 피난길을 갈 때 “너만이라도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말씀해서 부산으로 혼자 갔다가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힘이었습니다.

신약 비유에서 나오는 아버지는 자비와 사랑으로 아들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죄 많은 아들을 기다렸듯이 오늘 하느님 아버지는 진실과 사랑으로 감싸주십니다. 어느 날 힘이 들어도 힘이 되어주시는 하느님의 현존을 믿고 희망하며 사랑 가운데 죽음이 생명이 되고, 잠깐의 삶이 영원한 생명이 됨을 의식하고 깨닫는 순간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을 따라 오늘까지 승리의 깃발을 휘날리며 하느님 나라로 나갑니다. 함께 갑시다. 내 아버지 집 함께 갑시다. “우리 아버지 집...”이 노래가 메아리쳐 옵니다.

어둠이 찾아오니 아버지 집으로 돌아가시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