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은 진실과 거짓을 밝혀 주십니다. <요한 16, 5-11> 5월 12일

우리 안에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라는 양심 법이 있지만, 무엇이 선인지 무엇이 악인지 알지 못해서 악을 선으로 알고 행하고, 선을 악으로 알고 피하는 사람들을 깨우쳐 바르게 행하라고 하십니다. 말의 의미를 잘 분간하지 못하여 해야 할 시기도 놓치고 행함을 게을리합니다. 예) 사랑의 반대말은 무엇일까? 미움, 무관심, 무책임, 형식주의, 무자비, 그런데 반대말은 아주 간단하면서 중요합니다. 사랑의 반대는 “죽음입니다.” 왜냐하면 사랑의 참 정의는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죽음이 오고 사랑하면 생명을 얻게 됩니다.

의사 되려고 의과대학을 나와도 올바른 의사로 환자를 보려면 분별력과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학문적 지식을 현실에 적응하여 판별하지 않고 교과서적 판단을 하면 오류가 생깁니다. 성령은 역사 안에 있었던 일과 오늘 현실과 적절하게 분류하여 바르게 행동하도록 이끌어주십니다. 오늘 복음에 “보호자께서 오시면 죄와 의로움과 심판에 관한 세상의 그릇된 생각을 밝히실 것이다.” 모든 지식은 책에서 배우지만 지식을 응용하는 지혜는 일어나는 일 안에서 올바른 판결을 통해 성과가 나타납니다.

흔히 세례를 받고 3년 지나야 믿음이 굳게 되고 변함이 없다고 합니다. 학교는 가르쳐서 세상에 내보내고 책임을 지지 않지만, 하느님의 집안일은 가르치고, 돌보고, 죽기까지 책임지는 믿음의 길로 인도합니다. 아니, 그러해야 합니다. 교육도 중요하지만, 현장 교육이 따라와야 합니다. 성자이신 주님은 역사와 전례 안에 계시지만 성당 문을 나가면서 성령이 따라옵니다. 사도행전은 바로 성령의 역사입니다.

분별력의 필요는 일상생활에도 따라옵니다. 예전에 닭 부화장을 만들어 유정란을 부화해서 시간이 흐르면 병아리가 나오는데, 어떤 것이 수컷이고 암컷인지 분간 못해서 그대로 키우다가 빨간 벼슬 보고 수컷, 암컷을 구별했지만, 전문 감별사는 부화기에서 나오자마자 분별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시대에 대한 확실한 분별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분별력을 가지는 길은 첫째도 둘째도 기도 생활입니다. 기도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방법을 배워 체험해가며 할 줄 알아야 합니다. 기계적으로, 습관적으로, 형식적으로 기도하면서 성령과 같이 분별력을 가지려 한다면 오해입니다. 말의 의미도 시간 따라, 환경 따라, 현실적 개념을 따라 달라집니다. 행동도 다르게 나타납니다. 초상집에 가서 우는 것과 잔칫집에서 우는 것은 의미가 다른 것 같이 같은 행동도 시간 따라, 환경 따라 다르게 해석됩니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웃음이 좋은 것이라고 초상집에서 웃으면 잘못 판단하는 것입니다.

성령에게 분별 있는 행동의 올바른 지침을 주시도록 기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