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모든 것을 아드님에게 주셨다. <요한 8, 31-36> 4월 15일

하느님은 믿기만 하고 잘 모르는 분으로 생각하는 이유는 볼 수 없고 듣는 말로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분이 세상에 오시어 우리 가운데 계심으로써 그분을 따르는 것은 하느님을 따르는 것이 됩니다. 오늘 복음에 “아드님을 사랑하셔서 모든 것을 그분의 손에 내어주셨다.” 하십니다. 이어 코린토 1, 15-20까지 보면 하느님의 모상이신 그리스도의 찬가에 “그분은 보이지 않는 하느님의 모상이며 모든 조물의 맏이시로다. .... 그분으로 말미암아 그분을 위해서 만물을 화해시키셨도다.” 이는 하느님과 함께 현존하심을 알려주시고. “나를 보는 사람은 아버지를 보는 사람이다.” 하신 것같이 그리스도를 통해서 생명을 받게 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통해서만이 하늘에 이르게 되고, 하느님 나라의 문이십니다. 성부와 성자의 사랑이 본질적으로 무엇인지 알면 우리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사랑하는 길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은 서로 복종하고, 나누고, 친교를 가집니다. 우리도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삼위가 서로 사랑하듯 사랑함으로 가능합니다.

이런 삶이 가능하려면 자기 것은 없어야 하고, 자기주장도 없어야 하고, 자기 자리도 없어야 합니다. 참사랑은 나는 없고 나만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벗을 위하여 자기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더 큰사랑이 없다.”라고 하시듯이 너를 위하여 생명을 바치는 것보다 큰 사랑이 없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하느님 사랑의 완전한 표현인 것같이 우리도 서로 사랑한다면 너를 죽기까지 사랑하는 것입니다.

에페서 4, 5에 “우리는 사랑 가운데 진리대로 살면서 여러 면에서 자라나 머리이신 그리스도와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알 수 없는 하느님을 그리스도를 통해 알려주고, 믿고 따르게 하여 그리스도와 일치된 삶이 바로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 안에 살고, 하느님 같이 사는 길입니다.

제가 수도자로 사는 이유는 편하고, 안정되고, 이 공동체 안에서 참사랑을 살면서 하느님같이 살고자 하는 것입니다.

어떤 이는 “기도하고 일하는 것이다.” 할지 모르지만 나만 한 나이가 되어보세요. 기도보다 중요한 것은 하느님과 일치입니다. 기도하는 이유는 묵주기도 열 번, 십자가의 길, 매일 미사 참례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말없이 하느님과 일치하는 것이며 일은 시간과 환경 안에 없어집니다. 맡겨진 일이 없어 식당 봉사라도 하려면 늙은 것은 하지 말라 하고 이제 나를 피정 강론에 부르지도 않고 늘 쉬라고 합니다. 그러나 나의 본질을 찾아가는 길은 양보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사는 길 아니, 하느님과 일치하여 하느님이 사시듯 사는 것입니다. 누가 “수도원에서 뭐 하시면서 사세요?” “하느님과 놀고 있습니다.” 하늘의 소리 듣고 따라 하면 하느님과 놀이하며 노는 것입니다. 이 시간이 행복합니다. 저는 먼저 가신 동료 신부 주교들의 영정 사진과 함께 살면서 하느님의 체취를 느끼며, 삼위가 하나인 것처럼 하느님을 살아갑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이라고 시작,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 하며 마침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