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서 소생과 부활은 다르다. <요한 21, 1-14> 4월 9일

나자로가 죽음에서 소생한 것과 주님이 십자가의 죽음에서 살아나신 것은 본질적 차이가 있습니다. 나자로는 시간과 공간 안에 살다가 시간이 지나서 다시 시간 밖으로 공간 밖으로 나가게 되는 것이고 주님의 부활은 시공간을 초월하여 존재하는 것입니다. 문이 잠긴 집 안으로 들어오시는 것이나, 엠마오로 가시던 분이 사라지신 것이나, 아무런 거처도 없이 여기저기에서 발현하시는 이야기는 알아듣기 힘들지만, 하느님으로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오늘 밤새껏 잡지 못한 고기를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잡게 하시고, 강가에서 음식을 준비한 것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현존을 말합니다. 주님과 함께 없는 것 같아도 늘 함께 있습니다. 필요한 곳에 주님은 모습을 드러내시고, 용기와 힘을 주시고, 희망이 되었습니다.

하늘로 승천하신 후에도 천사는 오르셨던 것처럼 내려오신다고 하셨습니다. 살아계신 주님은 우리가 어디에, 어느 시간에 있든지 우리와 함께 살아계신 분입니다.

태양은 밤이나 낮이나 함께 있어 아무리 구름이 가리고 덮어도 태양은 언제나 어디서나 현존합니다. 살아나신 주님은 영의 현존이며 40일간의 발현은 세상 끝까지 우리와 함께 현존하심을 나타내십니다. 특별히 밤낮으로 지구가 태양을 자전, 공전으로 태양을 중심으로 돌고 그 자리에 있는 태양을 자전으로 매일 찾아 밤이 낮이 되고 낮이 밤이 되도록 움직이듯이 우리는 기도 생활을 통해 묵상과 관상을 통해 더 깊이, 가까이 주님과 함께 살아야 합니다. 어둠이 빛을 더 갈망하듯이 고통 중에, 죽음의 고통 중에 주님의 빛을 찾아서 움직이듯이 주님을 부르짖고 찾아 나서면 주님의 빛을 만나서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밤이 아침의 빛을 더 갈망하듯이 우리 영혼이 고통 중에 헤맬 때 주님은 우리 더 가까이 현존하십니다. 어떤 성녀가 강한 유혹과 시련을 겪으면서 기도와 열정을 가지고 모든 고통을 극복한 후 주님을 만난 다음 “내가 심한 유혹과 고통 중에 있을 때 어디 계셨습니까?” 하니 주님 “나는 너의 아주 깊은 곳에서 너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외로움을 강하게 느낄 때 희망이 있습니다. 누군가가 기도해주고 있으며 주님만이 옆에 계시며 용기와 힘을 주십니다. 다만, 주님을 찾는 사람에게 입니다. 살아계신 주님을 어디서나, 어느 때나 믿음을 가지고 만나려고 하면 옆에 계시고 만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왜 혼자라고 생각합니까? 오늘도 주님이 현존하는데 아무도 “당신은 누구십니까?”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분이 주님이시라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떤 가변적 존재보다 강하고 현실적인 주님의 현존을 느끼며 사는 사람은 십자가의 죽음에 승리하신 주님과 함께 있다는 생각이 언제나 위로가 되고, 힘을 받고, 가야 할 길을 가고, 도착해야 할 하느님 나라에 살기를 기도합니다. 어디나 계신 주님을 만나서 기쁨을 나누며 모든 난관을 이겨내야 합니다. 그런 뜻에서 주님은 살아계신 모습을 보여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