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 사랑으로 살면 죽음이 없다. <마태오 28, 8-5> 4월 5일

우리 민족은 아름다운 전통을 가지고 삶을 이어갑니다. 조상의 제사를 예를 갖추어 지내는 관례는 죽은 조상과 사람과의 진실한 교류를 이어갑니다. 제사의 진행을 보면 제사 음식을 준비할 때부터 제일 좋은 것, 제일 귀한 것 또한, 돌아가신 조상이 제일 좋아하시던 음식을 제사상에 준비하고 기억을 살리려고 영정사진을 놓고 제사를 지냅니다. 우리 가톨릭에서 이보다 더한 미사 전례는 죽임을 당한 주님을 살아계신 분으로 알고 빵과 포도주를 예물로 바치면서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고 있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으로 땅에 묻힌 주님을 만나려고 찾아 나선 여인들의 정성은 진실과 사랑에서 나온 행위였습니다. 죽은 이들을 위한 미사가 유독 많은 것은 우리 교회의 특성이며 아름다운 전통입니다. 다만, 세상에 사시는 동안 잘못을 보상하는 뜻이 아니라, 조상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라 보고 싶습니다. 미사성제가 주님의 구원을 현실화하는 것이지 주님이 현세 생활을 보상하는 것이 아닙니다. 미사를 통해 살아계신 주님을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죽음을 죽음으로 여기지 않고 참 생명으로 여기면서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우리는 미사를 통해 자비는 주님에게서 오고,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찾으며, 진정한 기도와 참 대화가 이루어집니다. 주제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응답이며 마음에 새기고 되뇌는 것으로 하느님의 뜻을 알아보고, 깨닫고, 실천하는 것입니다.

제사 때 조상의 말씀을 기억하고 아니, 교훈을 기억하고 그대로 따르는 효심을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미사 때 주님의 말씀을 듣고, 믿음으로 실천하는 삶이어야 제사의 참 참례자입니다.

주님은 당신을 잡으려는 사람에게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레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하신 이유는 바로 전교의 중심지였던 곳에 주님의 부활을 선포하고,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려는 뜻이었습니다. 두려워 숨지 말고 만나서 믿음을 굳게 하려는 것입니다.

오래전에 한 부인이 찾아와서 울면서 자기 처지를 한탄하고, 어찌하면 좋을지 하소연하기에 사정을 들어보니 “3년 전에 남편이 돌아가셨는데 그립고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습니다.” 하기에 제가 “왜 울고 부정적 생각을 합니까? 당신 남편은 살아 있습니다. 아니, 살아계신 분으로 함께 사십시오.” 하니 “아니, 죽은 사람과 어떻게 함께 합니까?” 그래서 “하느님 살아계십니까?” “네, 믿습니다.” “눈에 보이십니까?” “아니요” “그러면 ‘어떻게 주님과 함께’ 하는 말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 하십니까? 무엇을 함께한다는 말입니까?” 하니 조금씩 알아듣기 시작하여 “남편이 살아서 저 멀리 돈 벌려고 외국에 가면 20년도 기다리며 돈 벌려고 떠난 사람과 함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주님이 부활하시어 우리와 함께 계신 것같이 죽은 이와 함께 사는 것은 생각으로 마음으로 가능합니다. 진실로 사랑하신다면 말입니다.”

주님의 부활은 우리의 기쁨이며 즐거움입니다. 우리 죽음의 보증 품으로만 보지 말고 살아계신 주님을 사랑하고, 존경하고, 그분의 뜻을 따라 사는 삶이 부활의 참삶입니다. 미사 때 잠깐 생각하고, 내 생활의 중심에 주님이 계시지 않으면, 그저 급할 때만 찾는 분이라면 부활의 참 의미를 상실한 믿음의 삶입니다. 내가 찾아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그 뜻을 새기고, 생활에서 실천하며 살 때 주님은 내 안에 살아계십니다.

저기 죽어서 만나는 주님이 아니라 살아서 지금 여기에 주님과 함께 사는 부활의 증인이 되시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