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보다 마침이 좋아야 한다. <마태 26, 14-25> 3월 31일

기초만 쌓고 집을 완성하지 못하고 가던 길을 중간에서 돌아오면 시작한 일을 하지 않은 것만 못하다고 하고 사람들의 비웃음만 사게 됩니다. 시작을 이것도 저것도 아니고, 완성하지 못하면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이 아니라, 처음보다 못한 결과가 나옵니다. 시작한 일은 어떤 고난도 무릅쓰고 이루어내야 합니다.

유혹과 시련이 일을 중단하게 하며 자기 탓입니다. 악과 재난이 닥쳐 중단하게 되면 준비 부족이며, 악과 재난을 대비하지 못한 탓이 있습니다. 오늘 주님은 무서운 말을 유다에게 던진 것 같지만, 이 말씀은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진 말씀입니다. “그 사람은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자신에게 더 좋았을 것이다.” 하신 말씀을 통해 절망적인 말이 아니라 오히려 격려의 말씀입니다.

모든 일의 시작은 만반의 준비와 각오를 하고 선포하듯이 시작합니다. 수도자는 수련기와 유기 서원 기를 거처 단단히 준비된 사람으로 주님 대전에 나아가 “주님, 이 몸을 받아주소서. 일생을 죽을 때까지 주님을 따르고 주님을 사랑하고 사랑받겠습니다. 그러나 가던 길을 돌아가는 사람이 있으며 주님에게 등 돌리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사람을 수없이 보고 있습니다. 이런 유혹과 위험은 일을 시작한 모든 이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시작한 일을 마치려고 죽기까지 남아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정치 지도자는 시작할 때 “나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며 국민 복지를 위하여 자유와 평화와 행복 속에 살도록 목숨 다하겠습니다.” 하지만 결국은 자기를 위한 일로 시작한 이상을 저버리게 되어 많은 사람에게 실망을 주게 됩니다.

이는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 가정 안에도 이런 일이 얼마나 많이 일어납니까? 세상에 너밖에 없고 너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겠다고 하지만 작은 갈등이 일어나면 화내고, 비방하고, 저주하고, 마침내 결혼하지 않은 것만 못하고, 그 결혼이 불행의 시작이 됩니다.

세상에 무용지물이 되는 사람은 너를 보지 않고 나만 보기 때문입니다. 문정권이 시작 아니 한 것만 못하다면 “내로남불” 입니다.

수도자가 시작한 일을 그만두고 쟁기를 뒤로 돌리는 것은 끝까지 주님을 향한 마음입니다.

“저는 집이 부자여서 뭐든지 할 수 있는데도, 10년 이상 고생하며 병석에서 온갖 불편을 감수하고 누워서 봉성체 하며 사는 것은 마지막을 아름답게 하려는 것입니다. 형제들의 뒷말도 많이 있지만, 참고 견디며 병마와 싸우고 견디어 냅니다.” 사실 종신서원을 할 때 장로들은 집으로 보내려고 하였지만 몇몇 신부님들이 참사회에 올려 판단을 받고 서원하게 되었습니다.

한번 시작한 믿음의 결실을 믿음으로 완성해야 합니다. 길을 떠난 나그네가 장애물이 있고 길도 막히지만, 고개를 못 넘으면 산을 돌아서라도 산 건너에 가야 합니다. 오늘 성주간 제일 중요한 날을 앞두고 있습니다. 준비하며 십자가에 동참하고, 오늘 시작한 일을 끝까지 마치며 온전히 구원의 길에 동참하도록 기도합니다. 나는 순수하고 깨끗하고 사심 없이 주님을 따르고 있나? 세상의 행복에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한 기회로 보는가? 아닙니다. 하느님 사랑을 사랑으로 보답하는 시간이 되어 유다나 베드로 사도 같이 배신의 길을 가지 않는가? 기도와 반성으로 살아갑시다. 성사 중의 성사인 성체 성사의 신비와,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동참합시다. 얼마 남지 않은 부활의 날을 행복하게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