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따르는 사람은 가난한 자이다. <마르코의 수난기 14, 1-15, 47> 3월 28일

사순절 시작부터 우리는 기도하고, 절제하고, 선을 행하면서 성주간을 의미 있게 지냅니다. 내가 참 주님의 제자이며 내 모든 삶을 주님을 따라 살기 위한 것인지 알아보고 확인하며 증명되어야 하는 주간입니다.

1. 내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려고 얼마나 자신을 버리고 많은 고난을 참고 견디며 주님의 십자가 길을 가고 있는가?

쟁기를 잡고 뒤를 보는 어리석은 행동을 하고 있지 않은가?

어떤 것에도 애착을 버리고 순수하게 주님만 바라보고 있는가? 내가 하는 선행이나 기도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가?

우리는 집을 떠나고, 일을 떠나고, 사람을 떠나 여기까지 왔는데 아직 내 집, 내 가정, 내 편, 나를 인정하는 사람만 따라 살면 따라 할 사람은 없습니다.

2. 주님을 따르는 시간은 기간적, 환경적, 적합성만 생각하고 살지 않는가? 담배를 절제하고 끊었다가 부활하신 날 다시 찾아 피면 다시 돌아가는 길이 됩니다. 지속적이어야 합니다. 저는 40년 전 담배를 끊고 다시 피지 않고 지냅니다.

체면을 지키려고 살고 있지 않은가? 공로 의식에서 한 일은 보수를 바라고 한 일과 같습니다. 보여주기식 삶은 쇼입니다. 진실이 결여된 삶입니다.

3. 주님을 완전히 따르려는 사람은 빈손, 빈 몸, 빈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을 사랑한다면서 나는 없어야 합니다. 나를 내세우면 주님을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주님을 따르면서 덕을 보려는 사람입니다.

수난 복음을 보고 듣고 하면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주님을 따라가며 나에게 어떤 보상이 있는가?’ 입니다. 십자가만 바라보고 앞으로 나가야 합니다.

저는 이번 부활은 나의 죽음 뒤 부활을 기대하며 맞이한 것이 아니라 온전히 주님만 바라보고 그 고통에 동참하려고 시작하고 성주간에 이르렀습니다. 오늘부터 마무리 단계입니다. 제가 이번 사순절 강하게 느낀 점은 천주교 역사 안의 전례 생활이며 전례를 통해 제공된 기도와 성경은 어느 시대에 완성된 것인지 모르지만 중구난방이 아니라, 질서와 의미가 알찬 내용임을 체험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길이 참으로 잘 짜여있고 필요한 내용으로 마음 놓고 따라 살면 바로 하루가 온전히 주님을 따르는 삶이라 느끼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분주하게 이것저것 하면서 지식을 넓히지 말고 계절을 따라 봄이 오면 봄을 느끼고 여름이 오면 여름을 느끼고, 가을이 오면 가을을 느끼고, 겨울이 오면 겨울을 느끼고 살면 매시간 체험하며 지내고 또 새로운 해가 오듯이 전례 생활 속에 변화를 받아들이고 깊이 묵상하면서 살면 주님의 길을 가고 어디서나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성주간은 일 년 중 가장 귀한 기간이며 주님을 따르는 좋은 기회를 마음과 몸을 다해서 전례를 따라 깊은 기도의 삶으로 믿음, 희망, 사랑이 완성되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매달 배달되는 매일 미사 책을 기다리고, 한 달의 생활 지침서가 됩니다. 묵상 글도 그런 자세로 생각하고 쓰게 됩니다. 카톡으로 주고받은 말을 또 생각하고 묵상하면서 하루를 맞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