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들어도 못 알아보는 사람 <요한 8, 21-30> 3월 23일

바리사이는 주님의 행적을 보고 들어도 방금 이런저런 설명을 해도 그들은 주님에게 “당신은 누구요?”하고 물으니 “내가 처음부터 말한 것을 못 알아들었다.” 하시며 “너희가 아들을 들어 올린 뒤에야 깨닫게 된다.” 하셨습니다. 우리는 오신 주님이 참 하느님이신 것을 믿고 따르지만, 아직도 하느님의 교회를 알지 못하고 길을 잃은 양 모양 길을 헤매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르면 만사가 형통하고 바라는 바가 이루어집니다. 세상에서 행복을 받으리라고 믿는 사람도 있지만, “의롭게 사는 저에게 이런 고통은 무엇입니까?”하고 어둠 속에 헤매거나 병들어서 걷지 못하는 사람들이 허다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려면 먼 길을 가고,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힘들게 걸어도 만나는 기쁨에 모든 것을 받아들이듯이 하느님을 알고 만나는 사람은 십자가의 고통을 견뎌내야 하느님 만나는 기쁨과 행복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구약의 욥은 벌로 받은 고통이 아니라 하느님을 만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사람이 큰일을 얻으려면 그에 해당한 수고가 있어야 하듯이 인생의 삶이 가치 있으려면 희생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유대인들은 아직도 본 나라를 다윗과 같은 영웅이 나타나기를 기다립니다. 그래서 주님의 말씀을 듣고 행위를 보고도 깨닫지 못하여 주님을 못 알아보고 십자가에 처형하였습니다.

주님이 세례 때 하늘에서 아버지의 소리가 들려와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다.” 소리를 듣고도 그 소리가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여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잡아서 죽일 생각만 했습니다.

주님이 하느님의 아들로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부활하셨음을 듣고 보여주고 했지만, 아직 믿음이 약하여 믿지 못하고 원망 불평으로 주님을 떠나고 따르지 않으려 합니다.

나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도 있지만 나를 사랑하는 사람도 있으나 고통이 나에게 주는 의미는 더 좋은 것을 주시려는 하느님의 뜻과 사랑을 깨닫지 못하여 주님을 따르지 않고 자기 의지대로 멋대로 살고 있습니다. 한번은 철학적으로, 신학적으로 성서를 중심으로 연구하여 하느님의 존재를 설명하고 증명하여 많은 사람을 하느님께 인도한 사람이 “참으로 하느님이 계신가?”하고 의심이 생겨 이름 있는 사제를 찾아가 상담을 청하며 “나는 하느님이 참으로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하니 사제는 책을 한 권 주면서 “이 책을 보면 하느님이 계신 것을 알게 된다.” 하며 주는 책은 바로 자기가 쓴 책이었습니다. 그는 결국 하느님은 보고, 듣고, 아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체험이라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도 본당 신부 하면서 때로는 신자들과 수도원의 사랑 없는 행동을 보고 너무나 고통스러워 ‘모든 것 포기하고 교회를 떠날까?’ 생각하는 중 하느님 만나는 묵상 피정을 하면서 간절히 하느님 보여 달라고 청하니 피정 중 보여 주시어 40년 이상 사제로 살고 행복한 노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아침에 “나는 우리 아버지 칠순 생일잔치에 갑니다.” “저는 오늘 어머니 생일이어서 집에 갑니다.” 하는 후배들에게 선물하라고 용돈을 조금씩 주고 축하해주었습니다. 바로 이것은 저의 체험으로 행하는 일이며 행복이고 기쁨입니다.

십자가 뒤에 숨어있는 하느님의 참모습을 보고, 느끼고, 마음 깊이 새기고, 주님을 따름이 참 행복임을 깨닫고 체험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