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산다. <요한 12, 20-33> 3월 21일

예전에 피라미드에서 3000년 전에 씨앗을 발견해서 땅에 묻으니 새싹이 트고 생명력을 보여주었다고 합니다. 씨앗은 잘 보관해두었다가 봄에 눈물 흘리며 뿌린 씨앗이 가을에 기쁨으로 곡식을 거두게 됩니다. 오늘 복음 말씀처럼“밀알 하나가 땅에 들어가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 이 자연적 이치가 우리 삶의 본질을 이루고 있습니다. 내가 죽지 않으면 3000년 묵은 골동품이 되지만 생명에는 아무 의미가 없어 땅에 심어 씨앗은 없지만 새로운 생명을 보게 됩니다. 내가 내 안에 감추어져 있으면 골동품의 가치는 되어도 생명과는 아무 관계도 없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특성은 처음 시작은 주님의 종으로 주장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주님을 자기 종으로 부리고 자신이 주님이 되는 것입니다. 교회의 책임진 자리도 “나는 주님의 종입니다.”하며 주님을 따르라고 하지만, 나중에는 “나를 따르라”고 합니다. 국회의원도 국민의 종으로 선출되었다가 국민의 지배자가 되면 자기 본 기능을 저버리는 것입니다.

어떤 자리에 있던지 그 속에 있으면 죽어야 삽니다. 사제나 주교나 교회 장상으로 선출되면 그 시간은 땅에 묻힌 씨앗과 갔습니다. 본당 신부가 어느 지역에 파견되면 그곳에 묻히게 됩니다. 자기를 자랑하고 드러내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나는 없고 새 생명만 있습니다. 사제는 지역 교회에 파견되면 그것이 죽음의 장소입니다. 그곳에서 죽지 않고 멋있게 살고 신자들을 돌보지 않으면 씨앗을 그대로 성당 기둥에 올려놓고 그대로 있는 것과 같습니다. 사제가 어떤 일이든지 땅에 들어가 죽지 않으면 씨앗 그대로입니다. 사는 법을 익히기 전에 죽는 법을 익히고 사건마다 죽으면 지역 교회는 살지만, 살고자 하면 그대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씨앗도 씨앗 나름입니다. 덕이나 품격이나 사람 됨됨이가 되어 있으면 땅에 심어진 씨앗이 어떤 것은 귀한 인삼도 되고, 보리도 되고 하듯이 귀한 씨앗이 되어 심어질 때 자기가 지닌 것으로 가치 있게 드러납니다. 귀하고 좋은 씨앗이 되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어느 때 감도 안 되는 사람이 무엇이나 된 것같이 자기주장만 세우고 자기는 겸손하고 온유하지 않으면 쓸모없는 씨앗이 됩니다.

권리만 주장하고 의무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땅에 들어가 죽는 씨앗이 아닙니다.

죽는다는 것은 자연적 죽음이 아니라 의지적이며 살아도 죽을 줄 알아야 합니다. 나는 없고 너만 있는 것, 내 것은 없고 모두가 네 것이라 하는 것, 내 낯을 나타내려는 것이 아니고 너의 낯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는 것, 어떤 일이든지 내가 죽어서 썩지 않으면 새싹이 트지 못합니다. 나만 살고 너는 죽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죽어 네가 사는 것입니다. 7년 동안 요양원에서 치매 걸린 부인과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부인은 자기를 알아보지 못해서 누군지 모르지만 내가 부인을 알아보는 한 함께하고 아침 식사만이라도 함께합니다. 비록 네가 나를 못 알아보아도 내가 너를 알아주는 한 둘 사이는 사랑이 현존합니다. 이같이 주님을 본 적도 없고 알아주지 않는 것 같아도 내가 주님을 알아서 믿고 있으니 주님을 사랑합니다. 나 비록 나이 들어 수도원에서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지만, 나는 수도원을 사랑합니다. 이제 세상에서 쓸모없는 존재이지만 하늘과 땅을 만들어 여기 살고 있게 하셨으니 주님을 사랑합니다. 의식이 있는 한 나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나를 기억하지 않아도 나는 기억하며 사랑합니다. 

죽은 형제들 그는 나를 몰라보아도 나는 그들을 사랑하며 혼자 이야기하며 기도합니다. 사랑은 영원하고 한계가 없습니다. 그래서 죽어도 사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