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하느님으로 알아보는 힘은? <루카 4, 24-30> 3월 8일

요한복음은 시작부터 태초에 하느님과 함께 말씀으로 계셨지만, 세상에 빛으로 오시니 “어둠이 빛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십니다. 이로써 십자가의 사건으로 연결됩니다. 오늘 복음에도 고향 사람에게 배척을 받으니 구약의 사건과 비교해서 말하니 그들은 벼랑에서 떨어트려 죽이려고 하였습니다.

제자들도 주님이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다시 살아나셨지만, 성령 강림하시는 날까지 믿지 못하고 무서워서 골방에 숨어서 기도하던 중 성령을 받고서야 문을 박차고 나와서 주 그리스도는 참 구세주이심을 선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일 년 동안 교리를 듣고 참 그리스도 신자가 될 수도 있지만, 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말만 신자로 사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 박사 학위를 가졌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고, 신학을 배웠다고 하느님의 참사람이 아닌 것과 같습니다.

저하고 수련을 함께 한 친구가 머리도 좋고 아는 것도 많아 참 좋은 친구가 되었는데 수련기 동안 타 교구로 가서 신부가 되어 예루살렘 성서 학교를 들어가 공부하다가 저에게 이런 글을 남기고 랍비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믿는 그리스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의심은 하지 않았지만, 확신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이런 책, 저런 책을 보며 오신 주님이 참 하느님이신 것을 증명하려고 지내던 중 개인 피정 시간 하느님을 만나야 확신을 하고 살겠다고 약속하고, 대화적 기도를 하며, 성경 안에 살아계신 주님의 말씀을 따라 묵상하다가 하느님의 이런 소리를 들었습니다. “나를 보고 싶으면 내가 가진 바를 다 버려라.” 이 말에 “다 버리고 수도원에 들어왔는데요?” 버리지 못한 것은 담배를 피우고 있었는데 “그것마저 버려라” 하시기에 “네, 보여주신다면 훨훨 버리겠습니다.” 그 말과 더불어 담배를 즉시 꽁초 하나도 없이 문밖으로 버리고 이튿날 아침에 거울을 보니 그곳에 이상한 그림이 보여 “너는 누구냐?” 하니 “내가 하느님이다.” “아니 내 얼굴인데요.” 하니 “다시 성경을 처음부터 보라” 하시어 창세기부터 보니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은 하느님의 하늘과 땅의 창조주 것이고, 사람을 창조하실 때 아니, 나를 창조하시면서 우리를 닮은 저를 창조하셨다고 생각하는 순간 바로 하느님은 나를 창조하시며 입김을 불어 넣으면서 “우리와 같은 사람이 되어라” 하셔서 내가 여기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내 안에 살고 계신 하느님을 몰라보고 헤맸구나.’ 생각하면서 지금껏 내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이신 주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의 인도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지금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내 안에 살고 계심을 굳게 믿나이다. 아멘.”

어떤 이가 “주님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물었을 때 “간단히 기도하고, 성경을 묵상하시오” 했지만 결국 내 안에 주님이 살아계심을 성령을 통해 인정할 때 내가 어디 있으나 어느 시간이나 주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빛을 거부하지 않으면 어둠은 밝은 세상을 보게 되듯이 살아계신 주님을 십자가에 못 박지 말고 죄 많은 내가 십자가에 달려야 합니다. 사순절을 바로 보내려면 주님의 십자가 죽음을 안타까워하며 살지 말고, 내가 십자가에 달려서 가진 바를 다 버리고 “나는 주님의 것, 내 안에 주님 살아계시니 자유, 평화, 기쁨 넘칩니다.” 기도합시다. 그때 우리 안에서 하느님을 보고 서로 사랑하게 됩니다.

랍비가 되었던 그 친구는 스스로 깨닫고 다시 천주교로 돌아왔습니다. 성부, 성자, 성령으로 하나이신 하느님을 믿지 못하면 세상에 오신 주님이 참 하느님이신 것을 믿지 못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