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로운 판관이 되자 <루카 6, 36-38> 3월 1일

자비는 선의 최고봉입니다. 주님을 모르고 살아도 적어도 양심의 도를 깨달은 사람은 자비를 따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더구나 주님을 알고 믿는 사람은 자비를 생명으로 알고 따라 살아야 합니다. 나는 자비를 받지 않았다면 여기 존재하지 못합니다. 세상은 나를 존재하게 하려고 모든 것이 있습니다. 가까이는 태양의 빛이 없으면 힘을 쓰지 못하고, 공기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습니다. 아침에 맑은 물을 한 모금 마시며 감사와 감탄이 나옵니다. 단순히 물병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제방에 물이 오기까지의 행로를 생각하면 하느님의 자비로운 창조로부터 물을 이 방에 있게 한 사람들의 은혜를 생각하면 자비의 은총입니다. 20년 전 눈이 불편해서 안과 병원을 찾았는데 즉시 수술을 하라고 하여 수술을 받고 이야기를 들으니 한쪽 눈이 실명할 뻔했다고 하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시신경이 굽어 있어서 끊어질 것을 수술로 막아주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의사가 없었으면 저는 장님으로 살 뻔했는데 의사의 자비로 지금껏 눈을 뜨고 살아갑니다. 이같이 나 외의 사람에게 자비로 살아갑니다.

오늘 “하느님 아버지가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오늘 하느님은 우리를 자비로 완전하게 꾸미셔서 아름답고, 깨끗하고, 행복하게 살도록 이끄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나왔으니 하느님을 닮도록 살아가야 합니다.

작은아들의 비유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는 영원무궁하다고 들었고 만 탤런트 빚진 사람이 백 데나리온 빚진 사람을 용서하지 않아서 교도소에 갇히게 되는 말씀을 통해서 나는 모든 이에게 자비로운 판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날 고시 합격하고 판관으로 임명되는 축하식에 초대되어 가는 길에 선물도 없이 가다가 호텔에 들러 상품 파는 곳에 들러 눈에 띄는 것이 시계가 달린 온도계였습니다. 그때 그 의미를 이렇게 설명하면서 주었습니다. “판관은 모든 판결은 시계처럼 완전하고 정확하게 해야 하지만, 날씨의 차이로 온도계가 오르내리는 것같이 따뜻한 마음으로 만사를 판결해야 합니다.” 모든 판결은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고 했듯이 강하게 이끄는 쪽으로 판결 내려야 합니다.

“한번 벌 받고 죽어봐라. 너 같은 것 법이 무서운 줄 알아라.”가 아니라, 선으로 이끌고 쉽게 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할 말이 있으면 정정당당히 나서서 말하되 뉘우치는 사람은 용서하고 자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비는 손을 잘라버리거나 머리 숙여 사죄하는 사람의 목을 자르거나, 자비를 구하는 입을 막거나, 전후 사정도 모르고 판단하는 판관은 자기 말에 자기도 걸려들게 됩니다. 사형수의 목을 자르려고 준비한 게로 징은 그것을 만든 사람이 결국 자기도 자기가 만든 게로 징에 목이 잘렸습니다.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가 되받을 것이다.”

자비는 자비를 낳고 자비는 생명을 보존합니다. 이 순간에도 자비를 받고 내가 생명을 유지하는 것같이 다른 이의 생명도 유지 발전시켜야 합니다. 배가 고파 구멍가게에 들러 먹을 것을 찾다가 노인을 살해한 사형수가 사형이 진행될 때 한 천사 같은 수녀님과 변호사와 판관으로 살아난 이야기가 방송에 나왔습니다. 실제로 지금도 살아서 꽃동네에서 봉사하고 사는 사람은 주위에 모든 사람이 자비를 베푸는 판관이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습니다. 교도소에 있을 때 몇 번 방문했지만 ‘죽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라고 판단했습니다.

함께 사는 사람들을 죄인 만들고, 파렴치범으로 만들고, 뒤 담화를 통해 사건 이상으로 부풀려서 죄인으로 만들지 말고, 그 사람 편에서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 자비를 베푸는 사람이 되도록 기도하며 살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