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인을 위하여 오신 분 <루카 5, 27-32> 2월 20일

하느님은 모든 것을 보기 좋게 만드시고, 잘못된 것을 시간이 되어 둘러보시고 바로 세우려고 오셨습니다. 로마 성지순례를 가보니 500년 된 성전을 수리하는 데 몇십 년이 걸린다고 수리하고 있는 성전 몇 개를 보았습니다. 아무리 잘 지은 집이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수리하거나 잘못된 곳을 수리해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사람을 본래 선하게 창조하시고 행복하게 살도록 하셨지만, 악에 기울어져서 죄인 아닌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주님이 오신 때가 인류 역사상 가장 죄가 넘치는 시대였다고 합니다. 오늘 복음에 죄인들과 어울린다고 비난하고 나선 사람도 죄인이며, 모두가 죄의 무거운 짐을 지고 사는 사람입니다. 병이 없으면 그 많은 돈을 들여 최고급의 인재가 의사가 될 이유가 없습니다. 병원은 가보면 어느 병원이든지 환자로 가득 차 있어 세상 모든 사람은 환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같이 우리는 죄의 바닷속에 살고 있습니다.

저는 주님이 있어야 합니다. 주님이 있어야, 내가 어떤 죄를 짓고 살고 있는지를 알아야 치유 받을 수 있습니다.

주님을 알고, 믿으며, 희망하고, 사랑하고 사는 이 시간이 얼마나 다행하고 행복한 시간인지. 악이 있다면 악에 머물고, 악에 시달리고, 해결할 길이 없습니다. 마치 환자가 의사나 병원이 없어 길거리에서 방황하다가 죽는 신세같이 방향도 없이, 찾을 길도 없이, 세상을 떠도는 철새같이 되었을 것인데 죄가 있어도 찾아서 낫게 하시는 분을 알고 찾아가는 길은 행복합니다. 어려서부터 성사를 볼 때마다 따듯한 손길을 느끼며 사죄 경 외우는 사제의 목소리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저는 사제가 되어 성사만큼은 시간 내주고 어떤 시간보다 성사 시간을 귀한 시간으로 생각하며 살고 있습니다.

수도원을 찾아온 상담자나 성사 자는 “신부님 바쁜 시간 빼앗아서 미안합니다.” 하면 “의사가 환자를 위해 있는 것같이 사제는 그 시간을 위해 있는데 미안할 것 없습니다.”

자비를 구하는 기도를 미사 때나, 아무 때나 자주 합니다. 자비를 구할 수 있는 주님의 현존에 산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합니까? 죄를 용서받는 방법은 고백성사를 통해서만이 아닙니다.

요사이 코로나 시대에 전처럼 일주일에 한 번 고백성사 봐야 한다고 하면 큰일입니다. 지금은 수도자도 일주일에 한 번 보지 않습니다. 작은 병은 자연 치유가 되듯이 주일 빠진 것, 아침저녁 기도 못 한 것 같은 죄, 실수로 말을 함부로 한 것, 뉘우치면 그것으로 죄가 없어집니다. 죄의 사함은 죄를 알고 뉘우치며 기도 중에 주님을 만나서 용서를 청함으로 가능합니다.

어떤 이가 고백성사 못 보고 미사에 나와서 주님 모시고 싶은 사랑하는 마음에서 영하고 나면 죄는 없어집니다. 예전에는 교리 시간에 성사 볼 시간은 없고 급하면 상등통회를 바라면 죄 용서받는다고 했습니다. 다만 공공적 죄로 다른 이들에게 해를 끼쳤으면 공동체에 용서를 구해야 용서를 받습니다. 수술해야 할 병은 수술대에 올라가서 의사의 지시대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죄인이지만 죄 중에 살지 않고 죄 밖에 살려고 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허덕이는 사람은 다 나에게로 오너라. 내가 짐을 가볍게 해주리라.” 하심 같이 주님과 함께 사는 사람은 죄 없이 주님과 함께 깨끗하게 살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