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일은 때가 있다. <마태오 9, 14-15> 2월 19일

아무리 볼 일이 급해도 아침을 한 초도 앞당겨놓을 수 없습니다. 어떤 사람이 누에 안의 번데기가 나비가 되려면 밖에서 껍데기를 깨주어 나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안에서 스스로 깨고 나와야 하는 것을 모르면 큰 실수를 합니다. 번데기가 밖으로 나오려고 껍데기를 열심히 깨고 있는 것이 안타까워 겉에서 껍데기를 뜯어주어서 나온 나비는 날갯짓하고 나르려다가 멀리 못 가고 죽고 말았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모든 것은 각자 사는 방법이 있고 때가 있는 것입니다. 수도원에 입회한 즉시 수도자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적어도 청원기, 수련기, 유기서원기를 거쳐 종신서원을 하고 또, 여러 가지 시련을 이겨내야 성숙한 수도자가 됩니다. 저는 서원 60년이 지나도 아직 되어야 할 바른 수도자가 되지 못했습니다.

오늘 복음에 세례자 요한은 이미 광야에서 시련을 겪고, 원숙한 예언자로서 그 행위를 따라 모양만 꾸미는 제자들과 이제 시작하는 주님의 제자들과 비교하면서 누가 잘하느니, 못하느니 하는 시비에 주님은 “신랑이 함께 있는 동안 모든 것이 때가 있으니 서둘지 말라” 예를 들어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이상이 현실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상의 실현을 위해 서두는 것은 알에서 병아리가 나오지만, 알을 겉에서 깨면 병아리가 아니라 물만 나오는 것과 같습니다. 병아리는 스스로 적당한 온도와 시간이 필요하며 스스로 안에서 깨어 나와야 합니다.

 “풋 열심”이란 말을 듣는 사람은 무엇을 시작하면 벌써 모든 것을 다 아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얼굴을 내미는 사람들입니다. “내가 최고야, 내가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어.” 하지만 나라의 어떤 직책이나 권력의 힘을 얻으면 칼을 쓰려고 하지 말고 잘 드는 칼인지를 시험하고 칼 쓰는 법을 연마해야 합니다. 의과대학 졸업하면 의사가 되지만 올바른 의사는 오랜 연륜이 있어야 합니다.

밤샘 기도를 했다고 기도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기도는 하느님과 오랜 교제와 관계를 유지하면서 주고받는 대화가 반복되고, 실패도 있고, 성공도 있어야 합니다. 신자 생활에서 세례받고 3년 지나야 믿음이 증명되고 더 많은 햇수가 지나야 합니다.

우리의 사순절 40일은 신앙 성장의 좋은 기회이며 이 기회를 잘 이용해야 합니다. 우리를 성숙시키는 기회이며 이 기간에 일어나는 시련은 나에게 보약과 같은 것입니다.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다.” 어떤 이는 “결혼만 하면 행복해질 것이다.” 하지만 인간사 모두가 여기에 집중해서 일어나는 사실을 안다면 행복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나가는 것인 것을 알게 되는 것같이 우리 인생도 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살고자 하는 자신의 노력이 깃들어야 합니다. 시작과 끝이 아니라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런 것은 사람에게 주어진 조건이지만, 하느님이신 주님은 있는 것 가지고 계신 것 나누어 주십니다.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신 주님은 말씀으로 계셨다고 합니다. 오늘 특별히 실천사항은 “주님의 말씀을 듣거들랑 마음을 무디게 가지지 말라.” 하느님의 말씀에 무딘 마음이란? 성급하게 이루려고 하는 것, 때를 만났으면서 때를 피해 다음으로 미루는 것, 즉 해야 할 일을 알고서 다음으로 미루거나, 능력이 없으면서 서두는 것, 그 말씀이 아닌데 그 말씀인 것같이 서둘러 헛결심을 하는 것,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고, 되새기기만 하는 것. 알이 병아리가 되려면 밖으로 나와야 하지만 밖에서 깨면 나오지 못하고, 안에서 스스로 깨기를 기다려야 병아리를 만날 수 있습니다.

강가에서 강태공이 때를 기다리듯 기다려서 얻는 마음으로 살다 보면 이루어지는 날이 있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