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습의 노예가 되지 말자 <마르코 7, 1-13> 2월 9일

어떤 행위는 오랜 습성에 따라 법처럼 생각하고 그게 아니면 비상식적인 사람으로 취급합니다. 오늘 주님은 관례를 따르지 않는다고 비난하는 바리사이들에게 “조상들의 전통을 따라 손을 씻고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하지만 관습이 모두에게 다 좋은 것만이 아니다.” 하시며 변하지 않는 하느님의 법에 마음을 쓰라고 하십니다. 관습이나 관례는 힘이 있고, 재력이 있고, 명예가 있는 사람에게서 분출해 나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규칙은 혼인의 불가해소성입니다. “이혼녀” 하면 비난하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혼하지 않으면 사람답게 살지 못하고 한 집안에서 노예처럼 매 맞고 인간답지 못하게 사는 일들이 일어납니다. 요사이 “서정희”라는 사람이“혼자서도 잘 살아요”라는 책을 써서 많은 사람이 감동하게 합니다. 유명한 연예인이며 목사였던 “서세원”이라는 사람과 결혼해서 38년 살다가 이혼한 사람의 이야기는 혼인 안에서 일어나는 일을 억지로 엮어 죽어도 살아야 한다는 통념을 깨는 이야기입니다. 매를 맞고, 질질 끌려다니고, 인간 이하의 대접을 받고 함께 사느니 혼자서 사는 것이 더 인간답고 보람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도록 하느님께서 생명을 주시고 생명의 길로 이끌어주십니다.

요사이 천주교회도 엄한 혼인법을 풀어주고 있지만, 1970년도에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저는 진보적 생각에서 사목 자로서 하나의 경험은 어떤 신자가 첫날밤에 “이것이 아니다.” 하고 밤에 뛰쳐나온 여자가 저를 찾아와 지금은 다른 사람과 살고 있지만, 하느님을 섬기고 신자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 당시 신학자들 사이에 혼배성사를 풀어주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습니다. 저는 기도 중에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하느님은 이런 경우 어떻게 보실까?’ “성당에 나오세요.” 고해성사도 보고 영성체도 영하게 하여 신앙생활 활발히 하다가 제가 인사이동이 되어 떠난 후 다음 신부가 그 사실을 알고 야단치고 드러나게 성당을 금해서 울면서 저를 찾아와서 교구 법정에 이런 사정을 품달하니 너그러운 마음으로 풀어주어 수도원 성당에서 혼인 성사 받고 드러내놓고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이같이 인간의 법은 하느님의 법을 능가할 수 없습니다.

이같이 만든 법에 얽매여 하느님의 자비가 막히도록 살지 말고, 규칙을 어겼다고 비난만 하지 말고, 하느님의 뜻을 더 생각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의 지혜는 넓고, 깊고, 높고, 낮으며, 둥근 원과 같습니다. 우리의 마음도 언제나 둥근 원을 그리며 소통이 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손을 씻고 음식을 먹어야 하고, 결혼하여 잘 살아야 하지만, 사람이 넘지 못하고 힘들게 살거나 시간적 여유가 없으면 면제되는 것을 서로 이해하고 지혜롭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주님은 이런 기회를 이용하여 새로운 메시지를 전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