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믿음으로 다져진 믿음 <마르코 6, 14-29> 2월 5일

땅은 봄에 농부의 땀과 피로 다져져야 가을에 추수의 기쁨이 넘치게 됩니다. 교회의 역사는 예수님 시대부터 흘리신 순교자들의 피와 소리가 우리를 믿음으로 초대하고 믿음의 확신을 가지게 합니다. 순교 역사는 확고한 마음의 안내자이시며 순교의 믿음으로 2000년을 갖은 고난을 극복하고 교회는 구원의 깃발을 높이 들고 살고 있습니다. 저는 자랑스러운 수도회에 몸을 담고 살고 있습니다. 베네딕도 수도회가 서울을 거처 원산 덕원에 자리 잡고 한국 교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과시하며 활동하다가 하느님의 또 다른 뜻에 따라 1952년 왜관에 자리 잡았지만,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은 시련이 있었습니다. 아직 시성은 되지 않았지만 38인의 북쪽에서 순교한 선배들의 피와 땀의 역사는 우리 수도원을 견고히 지켜주십니다. 대한민국 왜관, 6.25 사변의 마지막 전투지에 세운 것도 큰 섭리입니다. 수많은 희생자의 피와 생명의 자리에 꿋꿋하게 서 있으므로 이 지역을 통해 한국 교회의 초석이 되어야 합니다.

역사적 현실로 이북에서 선교하신 결실은 신비스럽게도 원산에서 월북해서 내려온 사람 중에 저 말고는 아무도 왜관 수도원에 입회한 사람이 없습니다. 대구 사수동 분도 수녀원은 동생 수녀와 큰어머니의 조카 한 사람 이렇게 두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저는 사명감을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순교적 장신을 가지고 선교하시다가 교도소에 갇히고 순교도 하신 선배들의 교육을 받게 하시고, 어려움 속에서 저를 구원해주셔서 이 나이 되도록 여기 살게 하신 이유는 하느님의 씨앗이 심어져서 대를 이어 한국의 분도회가 발전하여 신앙의 수호자 되고 선교의 영광을 누리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도록 기도하며 희생하고 살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순교 정신으로 믿음을 지니고 실천하며 살자고 하지만, 그렇게 살도록 순교자의 정신으로, 감옥에 갇혀도 돌아가시지 않고 한국 땅에 다시 오셔서 활동하십니다. 저에게 주신 선교 정신을 죽기까지 따라 살기 위해 수도원 찾는 사람에게 믿음을 더 깊이 심어주고, 매일 묵상 글을 쓰고 있습니다. 제 나름대로 하느님 말씀을 듣고 체험과 묵상을 글로 표현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성령의 이끄심으로 그날그날 저에게 이런 말을 하라고 이르시는 대로 쓰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제 생각으로만 글을 쓰다 보면 컴퓨터 키 하나 잘못 쳐서 글 전체가 없어지기도 합니다. 다시 기억을 살려서 쓸려고 하면 기억이 나지 않아 다시 묵상하고 새 글을 올린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성령이 제 손끝을 움직이고 계신 것을 믿고 글을 올립니다. 우리의 믿음은 바로 순교자들의 힘인 것을 알고 깨닫고 죽기까지 믿음을 지키는 사람, 전하는 사람으로 남아있기를 기도합니다. 우리 천주교는 순교자의 피로 다져진 믿음의 교회인 것을 알고, 말하기 바랍니다. 세상의 역사와 성령의 역사를 잘 구별해서 말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