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빛과 어둠을 만들어낸다. <마르코 1, 21ㄴ-28. 1, 31>

선 자체이신 하느님 창조된 모든 것은 보시기에 좋았다고 하셨는데, 어디서 천사는 착한 일을 하는 존재이며 악마는 어디서 생겨났을까? 쉽게 생각하면 “호사다마”라는 말처럼 좋은 일에 나쁜 일이 따라다닌다는 말이며 존재가 있어 비존재가 따라옵니다. 태양이 있어 빛이 지구를 비추지만, 태양으로 인해 밤과 낮이 생겨났고 태양의 비추는 각도에 따라 한대, 온대, 열대가 있어 덥고 추운 지역이 생기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이가 “악마는 어디에 제일 많이 있느냐?” 하니 “수도원 담벼락에 제일 많이 있다.” 했다고 합니다.

선과 악은 관계가 없는 존재이면서 따라다니는 존재입니다. 그러나 “호사다마”란 악은 선을 시기 질투로 괴롭히고 있으며 괴롭힘을 당합니다. 어제 수도원의 장상인 아빠스님과 병원을 함께 가면서 ‘건강하셔야 하는데’하고 기도드리면서 병은 생명에 붙어 따라다니는 존재입니다. 생명이 있으면 죽음이 있는 것같이 죽은 사람에게 병은 없고, 살아있는 사람에게 병이 있습니다. 어둠을 빛이 몰아내듯이 건강한 몸이 병을 물리칩니다. 병을 이기려면 건강한 의식, 긍정적 생각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에 주님 곁에 있는 악마의 소란은 여기뿐 아니라, 성경 여러 곳에서 기도하시는 주님을 방해하였듯이 성인에게도 귀찮게 합니다. 비안네 성인은 악마의 장난질을 당했습니다. 어떤 때는 비웃기도 하고 하시는 일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사람의 입을 막고 조용히 하라고 하시며 악마를 쫓아내시는 광경을 보고 사람들은 주님의 위엄과 권위를 인정하였다고 합니다.

우리도 모처럼 결심하고 좋은 일을 하려고 하면 방해꾼이 들이닥칩니다. 좋은 일 뒤에는 악마적 요소가 있어서 바르고 좋은 일을 방해합니다.

악마적 요소를 이기는 길은 기도와 희생입니다. 제가 전에 있던 본당에 사제보다 마귀를 잘 쫓아내는 신자분이 있었는데 그분은 마귀를 쫓아내려고 며칠간 금식과 기도를 하고 나서야 마귀를 쫓아낼 수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조건은 약점이 없어야 합니다. 약점이 있으면 그것을 가지고 악마는 드러내 대항하면서 “너는 잘하지도 못하면서” 하며 비웃는다고 합니다. 능력은 선을 행하고, 하느님 뜻에 순종하고, 하느님으로부터 더 강한 빛을 받고, 진실과 사랑에 열중해야 합니다. 어설프게 쫓아낸 악마는 들판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찾아와 더 강한 힘으로 방해할 때도 있습니다. 더 강한 힘을 가지려면 항구한 기도 생활 즉 더 열심한 생활이 있어야 합니다. 싸움에는 방심은 금물입니다.

악마는 앞으로 나가 싸워야지 뒤를 보이면 잡혀갑니다. 판정패 당합니다.

수도원의 악마들은 담에 붙어 매일같이 유혹의 손길을 보냅니다. “밖이 살기 좋고, 아름답고, 사랑이 넘치는 곳이다.”하며 유혹합니다. 잘 살려고 할수록 더 유혹이 심합니다.

수도 생활이나 믿음의 삶에서 실패는 악마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서입니다. 모든 성인은 유혹 없이 평탄하게 성인의 반열에 오른 것이 아니라, 악마와 싸워서 이겼기 때문입니다. 낙원에서 잘 살던 인류의 선조는 더 나은 조건을 가지려고 악마의 유혹을 물리치지 못했지만, 하느님의 자비로 다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늘 지금 서 있는 자리에 감사하고 살아가면 유혹에서 이길 수 있습니다. 모두 악마와의 싸움에서 승리하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