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시간 나를 부르시는 주님 <마르코 1, 14-20> 1월 24일

예전에 성당이 있는 곳에서는 성당의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요사이는 민원이 들어와 종이 있어도 못 칩니다. 우리 수도원도 새 수도원 지으며 3억이나 들여 종을 수입해서 들여왔지만, 민원이 들어와 못 치고 있습니다. 성당의 종소리는 미사 시간 알리는 종소리, 기도하라고 알리는 종소리, 사람이 죽었다고 알리는 종소리들이었는데 지금은 들을 수 없고 수도원 원내에서만 매시간 종소리로 기도시간, 식사시간, 행사를 알리는 종소리를 듣게 됩니다. “종소리는 하느님의 부르심이다.” 하며 종소리를 들으면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이것 외에 저는 주님의 소리를 때때로 듣고 따라야 하고, 수도원에 들어오기 전에 중요한 일마다 듣고, 순종하고, 오늘에 이르러 아직도 매 순간 부르심을 듣고 따라 살고 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신부가 되어야지’ 하며 졸업하기 전 세 친구가 소 신학교에 청원서를 냈다가 한 친구는 부모님 반대로 못가고, 한 친구는 들어가 사제가 되고, 저는 너무나 가난해서 입학 못 하고 가정을 돌보는 일에 전념하다가 20살이 되어 왜관 베네딕도 수도원에 1954년 찾아온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학교를 부산에서 왜관 순심 학교로 옮기라고 하셔서 순종으로 즉시 순심고등학교에 전학했습니다. 왜관 성당 종소리를 듣고 미사에 오고, 수도원 입회는 1956년 신학교 입학하면서 시작, 1959년 수련하고, 1960년 첫 서원 하고, 1963년 종신서원으로 사제가 되었습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순종하여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수도원 입회할 때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문 앞에 이런 말을 쓰고 수도원으로 들어왔습니다. “나는 하느님의 부르심 받고 수도원으로 간다.” 그러다가 아버지께서 수련 끝나고 1960년 그해 돌아가셨습니다. ‘칠 남매 중 맏아들이어서 돌아가 집으로 가서 가정을 돌봐야 하지 않나’하고 망설이는데 지도 신부님이 그보다 더 높은 고개가 12 고개나 있는데 첫 고개에서 사제의 꿈을 버릴 수 없다고 하시며 계속 하느님 부르심 듣고 따르라고 하여 한고비를 넘겼습니다. 종신 서원하려는데 여기가 내 집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교구사제 되려고 이틀 동안 원장 신부와 대화를 나누면서 이것도 나에게 맞지 않고, 저것도 아니고, 또한 선배 수도자들의 표양이 마음에 안 들어 떠나겠다고 하니 “그러면 좋은 것 하나도 없느냐?” 하기에 “아니요, 기도시간은 마음에 들고 행복합니다.” 하니 손을 잡으며 “그러면 당신은 그것 때문에 일생 행복한 수도자로 살 수 있다.” 하시는 말에 주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종신서원을 받고 사제가 되었습니다.

그 당시 나이는 30이었으며 70이 될 때까지 인사이동으로 수십 곳을 이동하고 그때마다 하느님의 부르심으로 알고, 장상의 말을 하느님의 말씀으로 알고 순종하며 살았습니다.

마지막 70에 본당 신부 은퇴하고 또 다른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데, 처음은 병원 사목하라고 하여 반년 전부터 병원 사목하려고 준비했는데, 병원 측에서 거부하여 못 가게 되었을 때 생각하지도 못한 수녀원으로 가라고 하여 섭섭하지만 부르심에 순종했습니다. 주님이 왜 저를 이곳으로 보내셨는지 깨닫고 죽기 전까지 감사하고 살고 있습니다. 그전까지 본당 사목만 하였으니 수도원 생활을 잘 모르고 살다가 다시 수련하는 것같이 수도 생활의 본질을 알게 되어 지금껏 16년간 왜관 수도원 원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요사이는 매 순간 하느님의 부르심을 의식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의 소리를 듣고 따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느님 소리 안에는 진, 선, 미가 갖추어 있습니다. 봉사하고, 나누고, 친교를 맺으며 살라고 하시는 소리를 듣게 됩니다.

매 순간 하느님의 진실과 사랑의 부르시는 소리를 듣고 따라 살며 행복하게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