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넘는 행위는 미친 행위일까? <마르코 3, 20-21> 1월 23일

우리는 상식적 행위와 비상식적 행위의 차이를 왔다 갔다 하며 살고 있습니다.

보수적 사람은 대부분 진보적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신 나간 사람으로 봅니다. 오랜 습관에 매여 사는 사람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수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생기는 악으로 서로 일치가 불가능합니다. 주님이 나타나 복음을 전하실 때 사람들은 미친 사람의 행위로 보아 잘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인간적으로 아끼는 친척들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첫 번째 본당에서 사목하려고 할 때 많은 일을 하였지만, 끝내 제 말과 행위에 반발하여 성당을 멀리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오해받은 일이 한둘이 아닙니다.

성당 안에 닭장, 돼지우리, 염소 우리를 만들어 축산을 하려고 하니 고요한 성당을 시끄럽고 더럽게 한다고 나를 미쳤다고 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신용협동조합을 만드니 “어디 성당에서 돈을 주고받고 하느냐?” 하며 비난받았습니다. 농촌 생활 개선과 개발을 해야 한다고 하니 “개발? 무슨 개의 발과 같은 소리냐?” 하며 미쳤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농촌의 기초를 만들어 놓고 가난한 사람 도와서 농촌 잘살게 하려고 했습니다.

70년대는 선풍기, 에어컨이 나왔습니다. 성당 안이 더워서 선풍기라도 넣고 미사 드리려고 선풍기 모금을 하니 어떤 부잣집 마님이 와서 나보고 돌았다고 했습니다. 이유는 자기 집은 에어컨도 있어서 집에서 시원하게 지내는데 성당에 와서 땀 흘리며 고신 극기하려는데 내가 가로막았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 성당의 환경에서 다섯 대의 미사 지내는 저는 어떻게 하라고 하느냐고 하니 “그야 신부는 그렇게 살려고 선택한 길이니 그렇게 살아야 하지 않느냐?” 했습니다. ‘나는 하느님이 아니다. 그렇게 살 수 없다.’하고 생각하며 그 본당을 떠났습니다. 사제 생활 중 가장 힘든 시절이었습니다. 나중에 주님의 십자가 의미를 피정을 통해 깨닫고 이렇게 아직도 수도 사제로 살고 있습니다.

주님을 미친 사람, 대 마귀가 든 사람, 마침내 하느님의 믿음을 혼란하게 하고, 믿음의 방해라고 생각하여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게 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장애 뒤에 참 희망이 있었음을 부활로 복귀시켜 주셨습니다.

“그렇게 애쓰지 않아도 되는데, 모든 노인 신부는 노년을 즐기고 사는데 왜 신부님은 매일 여행할 때도 묵상 글을 쓰십니까? 그만하시지요.” 하는 사람도 있지만, 1,000명 중 한 명이라도 “신부님 글 보고 평화와 기쁨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하는 글을 받으면 아니, 한 사람도 없어도 어느 날 이 글이 후대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믿음에 도움이 되면 아니, 제가 주님을 찾아서 함께하는 데 힘이 되니 행하고 있습니다. 지나쳐도, 상식을 벗어나도 나는 수도자이며 선교사로 사제가 되었으니 숨이 끊어지는 시간까지 복음을 묵상하고 힘이 있는 한, 글로 쓰고 전하고자 합니다. 주님의 십자가가 많은 이에게 걸림돌이 되었어도 지금은 우리 믿음의 본질이 되어 매일 미사성제를 통해 전달되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길이 되었으니 얼마나 위대한 일입니까? 주님의 영원한 자비와 구원은 여기서 빛으로 나오고 어둠을 비춥니다.

상식을 넘는 행위 속에 하느님의 뜻이 있으니 그 뜻을 따라 살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