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인생과 쭉정이 인생 <마르코 3, 13-19> 1월 22일

가을 추수 때 어떤 벼는 알차고, 어떤 것은 쭉정이여서 바람에 흔들어대면 알맹이는 멍석에 떨어지고 쭉정이는 바람에 날려 밖으로 날려갑니다. 알찬 사람과 쭉정이 사람은 자라는 과정에서 구별됩니다. 오늘 주님은 열두 제자와 함께 사셨다고 하지만 어떤 이는 쭉정이로 남고, 어떤 이는 알차게 변화되어 주님을 죽기까지 따라가셨고, 어떤 이는 주님을 떠나 멸망의 사람이 있는 곳에 남게 되었습니다. 오늘 주님의 제자들은 목숨 내놓고 주님을 따랐지만, 어떤 제자는 주님을 배반하여 30 은전에 팔아먹었습니다. 수백 개 달린 벼를 보면 쭉정이나 알찬 벼나 다 그럴듯하게 형성되었지만, 내용물이 없어서 알차지 못한 것이 쭉정이 되어 바람에 날리게 됩니다.

한 교실에 같은 선생이 같은 내용을 가지고 같은 시간에 공부해도 일등이 있고 꼴찌가 있어 차별이 생기듯이 같은 믿음, 같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보아도 알찬 믿음과 쭉정이 믿음이 섞여 있게 됩니다. 한 공동체 안에 살면서 어떤 이는 알찬 사람, 어떤 이는 쭉정이 같은 사람으로 구별됩니다.

어젯밤 꿈에 누가 나를 두고 뒷 담화를 하여 공동체 앞에서 나를 변명하는 말을 하면서 “여러분이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 내용이 내 안에 가득 차 있다.”라고 변명하다가 꿈을 깨어 일어나 스스로 반성의 시간을 가지며 글을 쓰고 있습니다. ‘나는 알찬 인생을 살았으며, 알찬 믿음의 삶을 살았으며, 알찬 수도자로 살고 있는가?’ 반성하며 오늘 하루를 살고자 합니다.

내 인생이 쭉정이가 되어 살고 있는가? 알찬 삶을 듣고, 보고, 일기는 했지만 참 깨우침이나 살아있는 체험이 없어서 쭉정이가 되어 살고 있는가? 쭉정이가 되지 않기 위해 적어도 들은 것을 반추하고, 본 것을 깊이 묵상하며 진, 선, 미에 접근하며 살았는지 반성합니다.

공자님의 이야기 감동하고 깊이 깨닫는 데 도움이 된 말이 있습니다. 공자님이 제자들과 함께 길을 가다가 먹을 것이 떨어져 굶고 있다가 제자 중의 안회가 쌀을 구해 와서 밥을 짓게 했는데 공자님이 부엌에 가보니 안회가 밥 한 숟가락 더 먹는 것을 보고 먼저 먹는 것을 비유적으로 나무랐습니다. 안회가 무릎 꿇고 사실은 밥뚜껑을 여는 순간 흙이 천정에서 떨어져 아까워서 먹었다고 하여 공자님이 보고 듣는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 것을 후회하고 그 깊은 사실을 알아보고 진중하게 사람을 대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남을 판단할 때 앞뒤 사정을 모르고 이러니저러니 하면서 뒷 담화하거나 한 공동체를 비판하는 행위로 인생을 헛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중 유다가 있다고 제자들을 모두 쭉정이로 보거나 주님의 공동체를 비난한다면 믿음을 잘 가다듬고 알찬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교회 역사 안에 잘못한 일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교회 전체를 버리고 악의 소굴로 생각한다면 판단하는 사람이 쭉정이가 됩니다. 쭉정이가 되지 않으려면 어떤 어려움에도 주님과 함께 있고, 주님의 사랑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그 사랑을 전해주는 사람은 포도나무인 주님에게 붙어있는 가지가 되어 포도 열매를 맺어 알찬 포도알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성가 35번을 노래하면서 하루를 반성하며 알찬 인생, 알찬 믿음, 알찬 공동체의 삶을 살도록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