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병자와 함께 있어야 한다. <마르코 2, 13-17> 1월 16일

한 읍에 교회보다 병원이 더 많을 것입니다. 각 대학에서 나오는 의사는 신학교에서 나오는 목사나 사제 수에 비할 수가 없습니다. 병원, 의원, 한방 병원, 환자는 이런 곳에 모입니다. 작년에 아산 병원에 입원해서 드나드는 사람과 입원 환자 합해서 3만 명 이상 모이는 현상을 보면서 ‘이런 시설이 없으면 그 많은 환자는 어떻게 병에서 살아날까?’

또한, 환자뿐 아니라 죄를 짓고 교도소에 사는 사람의 수도 얼마나 많은가? 의사와 교도관은 환자와 죄인들과 함께 살고 있습니다. 주님은 나는 세상에 죄인을 구하러 왔다.” 하시며 죄인 안에 사는 것은 당연합니다.

건강한 사람은 병원 가까이 가지 않습니다. 죄 없는 사람은 교도소 근방에도 가지 않습니다. 교회에 모이고 종교 단체에 속하는 이유는 죄짓고, 약한 인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죄인을 찾아오신 분이니 죄인과 어울려야 합니다. 죄인들의 소리를 듣고, 보고, 올바른 판단을 하기 위함이며 그들과 친교를 맺어야 구원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 가운데 살지 않으면 병을 치료할 수 없습니다. 이름 있는 의사에게는 환자들이 모이기 마련입니다. 이같이 죄인들을 구원하러 오신 주님은 죄인들 안에 계셔야 합니다.

저는 70에 사목 생활 은퇴할 때까지 술을 마셨으며 담배도, 노름도 하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다가 은퇴 후 술, 노름 같은 것 모두 없애고, 깨끗하게 살고, 하느님과 나 사이를 연결하는 기도와 묵상 기도를 통해 하느님과 통교함으로 기도로써 사목합니다. 요사이 유용하게 이용되는 통신 수단을 통해 즉, 페이스북, 카톡, 홈페이지를 이용하여 소통하고 하느님 말씀을 전하며 살아갑니다.

오래전에 가톨릭 노동청년회에 <부제 때 그 일을 함께 했습니다.> 책임진 회원이 넝마주이 단체에 침투하려고 넝마주이가 있는 곳에 서성이니까 형사나 그 끄나풀인지 알고 경계하고 피했다고 했습니다. 어느 날 넝마주이 소굴로 들어가 자기는 “당신을 도우려고 여기 왔다.” 하면서 함께 이야기하자고 하니 “당신은 우리를 이해할 수 없고, 생활을 알 수도 없고, 함께할 수도 없으니 나가라” 하던 중에 똘마니가 밖에서 얻어온 깡통이 온갖 것이 함께 섞인 음식을 내놓고 모두 모여 먹으려고 할 때 “당신이 음식을 함께 먹을 수 있나?” 그때 용기를 내어 먹겠다고 하여 함께 먹으니 음식이 비위를 건드려서 토하려고 하다가 술 한잔 달라고 하여 술을 마시면서 먹은 음식을 겨우 넘기고 함께하니 믿음이 생겨서 계속 그들과 관계를 맺고 그들의 환경을 개선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함께하지 않으면 의사는 환자를 고칠 수 없고, 죄인을 가까이하지 않으면 고통 중에 있는 사람도 구원을 받을 수 없습니다.

어릴 때 이런 책을 읽었습니다. 말을 더듬는 사람을 교정하려면 말을 바르게 하라고 강요해서는 교정할 수 없다고. 교정사가 자기도 반벙어리가 되어서 같이 말을 더듬다가 천천히 말을 교정하는 지도력으로 반벙어리가 정상적으로 말하기 시작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십자가는 가장 무서운 죄인에 대한 형벌이지만 주님이 그 십자가를 지심으로써 죄인에게 희망의 도구가 되었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면 자기도 물에 빠져야 합니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자기 주위에서 가난한 사람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 죄를 안고, 마음의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 안에 함께하기를 기도합니다.